1시간에 기름 3백만원 어치 꿀꺽-보잉 74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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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승객 4백명을 태우는 세계 최대의 여객기 보잉 747 「점보」기가 1시간 동안 나는데는 1만3천6백ℓ (72「드럼」·싯가 3백만원)의 기름이 먹힌다. 「포니」 승용차가 서울∼부산간을 1백60회 왕복할 수 있는 양. 1초에 8백33원씩을 공중에 뿌려야 날 수 있고, 1초의 양으로 「포니」 승용차는 서울역에서 인천까지 (38km) 갈 수 있다.
이 계산은 항공기의 고도·무게 등을 고려치 않고 평균치를 계산한 것으로 기름 때문에 갖가지 곤욕을 치르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기름 소비라는 측면으로만 따진다면 비행기는 또다른 의미의 현대판 「불가사리」다.
항공기별 기름 소모량을 보면 보잉 747 SP기가 1만1천7백80ℓ (62「드럼」), B-707기 6천8백5ℓ (35「드럼」), DC지기 9천8백80ℓ (51「드럼」), A-300 6천8백40ℓ (36「드럼」), B-727기 4천5백60ℓ(23「드럼」).
항공기는 중량·고도·외기 온도·속도·바람 방향 등에 따라 각각 연료 소모량이 다르다.
무거울수록 기름이 많이 소모되며 고도가 높을 수록 공기 저항이 적어 연료 소모량이 적다.
통상 경제고도는 3만1천∼4만1천 「피트」.
각 항공사는 연료 소모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관제탑으로부터 좀 더 높은 비행 고도를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항공기 자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KAL화물기의 경우는 페인트마저 칠하지 않았다.
기체에 페인트칠을 않을 경우 페인트 무게 99kg을 줄일 수 있어 시간당 0.8 「갤런」 (6백43원)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연간 2만여「갤런」 (4백 드럼)의 연료 절감으로 1천4백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항공기가 가장 많은 연료를 소모할 때는 이륙 때. 3만 「피트」 상공에서 순항할 때 보다 25%쯤 연료가 더 든다.
반대로 착륙할 때는 기름 소모량이 가장 적어 보통 때보다 18%쯤 적게 든다.
11시간만에 서울∼ 「로스앤젤레스」간을 「논스톱」으로 가는 「점보」기에 소요되는 기름은 8백 「드럼」. 이것을 모두 날개에 싣는다. 「점보」기의 경우 한쪽 날개 넓이가 2백56 「평방」m로서 「테니스·코트」 (2백60「평방」m) 크기만 하고 양쪽 날개에 1천20「드럼」의 기름을 싣고 떠난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연료는 「제트」연료. 석유 난로용의 등유와 거의 비슷한 것이 주성분으로 우리 나라에서도 정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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