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납치 16일간 연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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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성남】고등학교 2학년학생이 빚진 돈을 갚지 못한 아버지대신 채권자에게 납치돼 연금 됐다가 「윤상군 유괴사건」과 관련한 주민의 신고로 16일만에 풀려났다.
성남경찰서는 5일 서울K고교2년 장세영군(17)을 16일 동안 연금 했던 함복래씨(서울 도봉구 미아5동1261의 21)와 함씨의 부인 전정임씨(44)·장녀 영란양(22) 등 3명을 불법감금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김모씨(43)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월16일 상오 11시쯤 채무자 장희남씨(52·경기도 고양군 신도읍 삼송리)의 장남 세영군을 학교에서 납치, 서울과 성남에서 연금 해왔다는 것.
함씨는 지난 79년9윌 당시 서울역 앞에서 불야성「카바레」를 경영하던 장씨에게 현금9백만원을 빌려주었으나 빚을 갚지 않은 채 지난해 12월 장씨가 행방을 감추자 세영군을 납치, 성남시 상대원동372의5 처제 김모씨(41)의 셋방(지하실방)에 연금했다. 함씨는 달아난 김씨와 함께 지난달 16일 학교로 세영군을 찾아가 『아버지 있는 곳으로 가자』며 「택시」에 강제로 태운 뒤 자기 집으로 끌고 갔다.
함씨 일가족은 세영군을 번갈아 감시하며 2평 크기의 지하실에 불을 끄고 가두어 놓았다.
3일 동안 함씨 집에 감금되었던 세영군은 19일 밤9시쯤 함씨 가족 3영과 함께 「택시」를 타고 성남시의 함씨 처제집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세영군에게 『아버지가 이틀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했다』면서 성남으로 끌고 갔다는 것.
성남으로 옮겨진 세영군은 지하실 방에서 이들과 함께 기거하면서 계속 감시를 받았다.
이들은 4일 하오 5시쯤 한 시민으로부터 『윤상이 같은 학생이 감금돼있다』는 전화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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