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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이냐…사립이냐…논쟁1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공립이냐』『사립이냐』고 문교부 측과 서울시교위 및 재단 측이 학교설립을 둘러싼 공·사립다툼으로 개교가 1년이나 늦어졌던 금옥여중·고교(서울 신정동117)가 5일 첫 입학생들을 맞았다.
대지 1만평, 운동장 5천평, 보통교실 40개와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이 학교의 학생은 중학 1학년 7백명, 2학년 3백37명, 고교 1학년 6백12명 등 모두 1천6백80명.
중학 2년생들은 지난해 이 학교에 배정됐으나 개교가 늦어지는 바람에 그 동안 이웃 남자중학교인 오류중학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해오다 이 날짜로 옮겨왔다.
이 학교는 고 백금옥여사(79년 5월 작고)가 60평생을 홀몸으로 지내면서 사과행상·노점·간이식당 등을 경영해 모은 재산 10억원을 희사해 세워진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78년4월 학교법인 금옥학원을 설립, 79년12월 예비인가를 받아 교사신축공사에 들어갔으며, 80학년도부터 중학 5학급·고교 10학급의 신입생을 모집키로 했었다.
그러나 『학교를 지어 국가에 헌납하겠다』던 백여사가 개교직전에 타계하자 문교부와 시교위 및 학교재단간의 견해 차이로 학교설립인가가 늦어졌고 80학년도 이 학교에 배정될 예정이던 중학 5학급 3백37명의 학생들은 오류중학에 임시로 배정됐었다.
문교부는 『백여사가 학교를 지어 국가에 헌납하겠다 했으니 공립학교로 출발해야한다』 고 주장했고 서울시 교위와 재단 측은 백여사가 당초 그렇게 말한 것은 사실이나 그 뒤 『내 손으로 학교를 운영, 학생들을 직접 교육시켜보고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수정해 사립학교로 출발해야한다고 맞섰었다.
문교부와 서울시 교위당국은 완공된 학교시설을 무작정 비워둘 수 없어 우선은 사립학교로 문을 열도록 했지만 공·사립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학교재단(이사장 이성원) 측은 이에 대해 『우선은 사립으로 학생을 모집했으니 고인의 뜻은 어느 정도 충족된 것으로 본다』며 『언젠가는 공립으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채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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