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 많은 중고신입생 교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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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81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에 나온 중·고교생들의 옷이 갖가지다.
색깔「점퍼」를 입은 중1년생이 있는가 하면 전에 다니던 학교의 교복을 입고 나온 고교1년생도 상당수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거행된 전국 중·고교입학식에 나온 신입생들은 대부분 양복점들의 무성의 때문에 지정교복을 입지 못해 첫날부터 상급학교 진학의 부푼 꿈에 금이 갔다고 불만스런 표정들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고교의 교복자율화조치 이후 학교마다 「디자인」과 복지·색깔이 달라 대량생산이 어렵고, 기성복을 사 입을 수도 없기 때문. 학교부근 교복마춤집들은 일손도 달리고 옷감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생산능력 이상으로 주문만 받아놓았기 때문에 입학식에 맞춰 공급하지 못해 일부학부모와 학생들이 양복집을 찾아가 말다툼을 하는 등 시비마저 자주 일고있다.
4일 입학식을 가진 서울 Y여중신입생들은 20학급 1천4백여명 중 절반이상이 작업복바지에 「스웨터」차림으로 등교했고, 지난 2일 입학식을 가진 서울M여고 신입생들도 대부분 전에 다니던 중학교 교복이나 사복차림으로 등교했다.
3일 하오 2시쯤 서울Y여중 교복주문을 받은 남가좌동 M양복점에서는 일부 성급한 학부모와 신입생 1백여명이 몰려가 교복문제로 주인과 시비가 벌어져 한동안 큰 소란을 빚기까지 했다.
이 학교 올해 신입생 김은진양(13)은 『지난달 21일 선금1만원을 내고 교복을 맞추었으나 약속 날짜인 28일까지 덜됐다고 해 3일에 다시 찾아갔는데도 재단조차 안됐다』고 항의했고 학부모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한다는 기분에 들뜬 학생들이 입학식에 교복조차 입지 못하고 참석하게 되면 처음부터 얼마나 실망이 크겠느냐』며 능력도 없이 주문을 받아 돈벌이에만 급급한 양복점들을 나무랐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관계자들은 학교측이 옷감과 「디자인」등을 신입생배정 즉시 학생들에게 자세히 알려 충분한 제작시간은 물론 시내 어느 곳에서나 맞출 수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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