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군 검은 승용차 타고 가는 것 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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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윤상군(14·경서중 1년)이 납치돼 검은 승용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본 목격자가 있으며 사건발생 50일전에 범인들이 어머니 김해우씨(41)를 납치대상으로 노렸다는 새로운 사실이 3일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사건을 윤상군 가족관계에 얽힌 면식범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수사의 초점을 가족주변에 맞추어 정밀 재수사를 펴기로 했다.

<목격자>
납치현장 목격자는 윤상군 집인 서울 공덕2동 184의 73 바로 이웃에 사는 김정연씨(38·여·서울 공덕2동184의 74)로 사건당일인 지난해 11월13일 하오 5시30분쯤 시내에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에서 5km쯤 떨어진 아현동「로터리」에서 윤상군이 검은색 자가용승용차에 타고있는 것을 본 뒤 뒤늦게 유괴사실을 알고 지난해 12월초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이날 신촌에서 아현고가도로 밑을 지나 마포 쪽으로 「택시」를 타고 가던 중 멀미증세가 있어 창문을 열고 보니 맞은편에서 신호대기중인 검은색 자가용승용차뒷좌석에 윤상군이 타고 있었으며, 그 양쪽에 25세쯤 된 여자와 40세쯤 된 남자가 함께 타고 있었다는 것.
김씨는 당시 윤상군이 눈을 지그시 감고 조는 듯한 얼굴이었으며, 옆자리의 남자가 윤상군을 감싸안고 있는 듯한 자세를 하고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윤상군 집 바로 이웃에서 6년 동안 살아왔기 때문에 윤상군이 교복을 입고있지는 않았지만 얼굴만은 똑똑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윤상군이 유괴되고있는지는 미처 몰랐고 경찰이 사건발생 후 비공개수사를 해왔기 때문에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다가 사건발생 후 20여일만인 지난해 12월초 우연히 윤상군 집에 놀러갔다가 유괴사실을 알게돼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이 같은 결정적 목격자를 찾아내고도 김씨가 단순히 검은색 자가용승용차라는 사실 외에는 차종이나 차번호 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있어 범인들이 윤상군을 유괴할 때 승용차를 이용했다는 것 외에는 수사에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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