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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성 어느 수준인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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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한 유치송총재>
『나무가 크면 맞는 바람도 센법이다』. 3일간 부산·경남·전북지방을 돌고 온 유치송민한당총재는 19일 순수야당을 자처하고 나온 국민당 등의 최근 선명공세, 민권당의「진짜」야당주장에 대해 애써 의연한 표정이다.
유총재는 일부 야당의「순야당선언」에 영문을 몰라해 하면서『야당의 순도야 국민들이 너무나 잘 판단할 것 아니냐』고 「카운터블로」대신 심판석에 혜안을 당부.
유총재는 『당분간 여타 정당에 대해서는 일체 얘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하고 『자칫 잘못하면 감정대립으로 발전될 우려가 크고 그렇게 되는 경우 우리의 주공목표는 따로 있는데 상대도 아닌 여타 정당과의 싸움이 돼버린다』고 민한당의 맞수는 민정당임올 분명히 했다.
유총재는 『야당기질이 있어야 야당이지 입으로만 야당이 되는거냐』고 되묻고 『인적구성이나 하부조직이나 투쟁경력 그 어느것을 보더라도 과연 누구를 순수야당이라고 하겠느냐』면서 민한당이 진성야당임을 강조.
그는 『우리 당이 몸뚱이가 크다보니 그런거지 그렇게 할 가치가 없는 정당이라면 건드리기라도 하겠느냐』면서 민한당의 비중을 넌지시 과시하면서 민한당의 정통성을 주장했다.
그는 『수권태세가 안돼있는 야당이 무슨 정당이냐』는 일부비난에 대해 『대통령선거가 실질적으로 끝났으므로 수권태세를 따질때는 이미 지났다』 고 못박고 『지역구에서 막상 싸움이 붙었을때 과연 누구를 수권정당으로 보겠느냐』고 반문.
그는 또 『지역구에 가보면 신인이든 과거 신민당원이든 야당하던 사람은 모두 민한당에 모여들고 있다』고 말하고『너도 나도 야당이라고 나서는 것은 우리 정치풍토가 여아니면 야이기때문일뿐』이라고 말했다.
유총재는 『지금세상에 여·야가 어디있느냐는 말도 잘못이다』고 지적하고 『과거에 해온 행적이 있는데 갑자기 여가 야가 되고 야가 여로 되겠느냐』면서 『민한당이야말로 대여투쟁의 야성만만한 그런 세력들의 총집결체』라고 했다.
유총재는 이번 지방출장에서『공명선거만 보장되면 제1당이 될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갖게됐다. 각 지구당위원장들로부터 보고받은 국민들의 민한당에 대한 기대와 호응에 크게 고무됐다』면서 『다만 여권의 후보예상자들의 물량공세로 타락선거화할까봐 걱정』이라고 우려룰 표명.
신인 위원장들의 당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도 당의 하부조직이 모조리 신민당 조직이므로 별로 문제가 안된다는 유총재는『뿌리깊은 야성기반이 우리의 밑천이며 이런 바탕이 있어야 대정부견제를 할수 있지 않겠느냐』고 민한당이 야당의 유일한 적자임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나 족보상의 혈통만을 강조했을뿐 끝내 야당이 지녀야할혈기에 대해서는 뒤로 미루었다. 개전직전의 전술누션로 생각해서인지…. <김옥조기자>

<민권 김의택총재>
『집권층의 눈치나 보고 비위나 맞추려는 당을 어찌 야당이라고 할수있겠는가』-.
김의택민권당총재는 「야당」이라는 말만 나와도 고희를 두해나 넘긴 원로답지앉게 목청올 돋운다.
『선명논쟁을 되풀이 하자는게 아니다. 명색이 「야당」을 한다면 각오가 있어야지.
더우기 유치송군과는 오랫동안 고락을 나눠온 사이기때문에 안타까와서하는 말이다.』
민한당의 유총재와는 고유진산신민당총재 측근으로 함께 견지동우회를 해온 탓인지 스스럼없이 「군」이란 호칭을 쓴다. 그러면서 유총재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으나 대의를 위해서 외면할수도 없다는 얘기를 한다.
『덮어놓고 정부를 비판하라는 말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리고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아픈곳을 어루만져주는 성실한 야당을 해야한다.』
이런 의미에서 민한당이 비여당「그룹」의「제1」은 될지 몰라도 「제1야당」은 아니라는 것이 김총재의 주장이다.
김총재는 선배·원로로서 대접받지못해 소외감이 있을것이고 거기다 한때 『노인들이…』 운운하는말이 민한당쪽에서 나왔다하여 어느선까지 토라진게 분명하다.
『야당하던 사람만 야당하라는 법은 없으나 야당과 인연이 먼사람이 많다면 어떻게 야당구실을 하느냐. 이런 가운데서 뒤늦게 야당을 한다고 나서면 당이 쪼개질 가능성마저 있다.』그러면서도 여당조직책을 따내려다 민한당을 찾아간 사람들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민권당에서도 민한당탈락자를 상당수 받아들여서인지 모른다.
『이시점에서「야당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그래도 보수정통세력을 계승하는 우리 민권당뿐이다.
아직은 각광을 받지못하고 있지만 차차 국민은 우리가 진정한 야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민한당의 실체를 깨닫고 민권당으로 오는것도 그 때문이다.』
아전인수해석이라고나 할는지-.
김총재는 민한당의 대통령선거인 당선자인 홍병희씨(광주)등 10여명이 민권당에 입당원서룰 제출했다면서 비록 당후보 20명밖에 당선시키지 못했으나 야당성을 알리는데 성공한 셈이라고 자위한다.
『스스로 야당이라고 해서 야당이 되는것은 아니다. 행동하는 바에 따라 자연히 나타나는 거다. 그러니 굳이 선명논쟁은 하지않울게고 할 필요도 없다.』
현명한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겠다는 것이 김총재의 얘기다. 민권당의 선명한 「야당성」 이 부각됨에 따라 30석의 확보는 무난할것이라고 장담한다.
민한당의 유총재에 대해서는 자기의 이념·주장대로 의부를 의식하지말고 소신있게 밀고 나가주기를 당부했다. 민한당이 정신을 차리면 앞으로 공동보조를 취할수도 있다면서…. <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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