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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한국중시의 정통외교로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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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체비체이스」라는 동네는「워싱턴」의 「양반들」이 사는데다. 아름드리 나무들은 거기사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체비체이스」에 사는 사람들은「워싱턴」과 미국을 움직이는데 한몫을 거들고들 있다.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된후 처응으로「워싱턴」을 방문했을때「조지·윌」은 새대통령부부를 만찬에 초대했다. 아직40고개를 넘지않은「조지·윌」「프린스턴」대학의 박사학위를 가진「칼럼니스트」로 이 나라에서는「월터·리프먼」의 후계자로 꼽는다.

<인터뷰=김영희 논설위원>
- 김영희 -역시이야기는「레이건」의 대통령당선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합시다.「레이건」이 현직의「카터」를 누르고 승리하게 된것은 미국인들의 좌절감과 무력감, 그리고 강력한 지도력에 대한 갈망때문이었다는 설명이 그럴싸 합니까.
▲ 「조지·월」-그래요. 「인도차이나」의 공산화,「워터게이트」,「아프가니스탄」사태, 「이란」인질사태의 역할이 컸어요. 그러나 구체적인 예를 들라고 하면 역시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같은 경제문제가 되겠읍니다.
인질사태는 미국의 무력감을 극적으로 표현해 준 겁니다. 미국유권자들은「베트남」전쟁이후의 미국의 약세를 강세로 되돌릴 지도력을 요구했다고 할 수 있어요. 미국사람들의 위기의식이「카터」를 몰락시켰지요.
-「레이건」은 그래서 미국국민들에게「새로운 시작」을 호소하고 있는데 태퍙양지역, 그리고 「페르시아」만에서의 미국세력의 후퇴는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몰락 과정이 아니라 극복될 수 있는 역사의 기복으로 해석한다 그말이군요.
▲ 「레이건」 은 개인들이 역사를 발전시켜 나가고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 없으면 크게 인류의 발전과 성장, 작게는 나라나 사회의 발전을 실현할수 있다고 하는 전롱적인 미국철학의 신봉자예요.
「레이건」은 자신의 대통령당선으로 「유럽」동「아시아」「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이 잃었던 위신을 되찾을수 있다고 믿어요.

<미국의 리더십 쇠퇴>
-「레이건」은 중서부출생이지만 사실상은 태평양연안의「캘리포니아」사람입니다. 미국의 서부사람들이 귀하같은 동부사람들보다는 「아시아」를중시하는 경향인것 같은데 그것이 「레이건」의 외교정책에는 얼마나 반영이 될까요.
▲ 아닌게 아니라「캘리포니아」사람들은 우리들보다는 「아시아」태평양문제에 관심이 큽니다. 「레이건」이 취임후 초청한 첫 외국원수가 한국의 전두환대통령이라는 점이 그런 맥락에서 흥미있다고 봅니다.
-「아시아」측에 친근감을 느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을 미국외교정책의「유럽」우선이라는전통과의 결별이라는데까지 밀고가면 좀비약인가요.
▲ 비약이지요. 나는「유럽」우선의 외교정책과의 단절이니, 결별이니 하는 편보다는 정책의 전환이라는 온건한 말을 쓰겠어요. 솔직이 말해서「카터」의 정책은 너무 모호해서 그것과의 단절이라고 규정하기조차 어려워요.
대한정책에 초점을 감시 맞추어 보지요. 「카터」는 취임전부터 철군문제를 가지고 한국을 불안하게 만들었지요.
그것은 크나큰 잘못이었고 어리석은 신호였어요. 그런점에서「레이건」이 전대통령올 초청한것은 시작부더 「카터」와는 다르다는 것을 과시합니다. 「카터」역시 나름대로 극동「아시아」의 중요성을 강조안한바는 아니로되 한국으로부터 철군, 대만에 대한 푸대접, 중공과의 관계정상화의 과대평가는 터무니 없는 실책이지요.
- 전대통령의 방미발표에 놀랐읍니까.
▲ 방미사실 자체에 놀란게 아니라 상대가 누구든간에 방미가 그렇게 조속히 이루어진데 놀랐다고 할까요.
- 전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레이건」을 방문한 첫손님이었다는 점은.
▲ 한국사람들이 그점에 상당히 흥분들을 하고 있었던 것같은데 흥분할만하다고 봅니다. 한국인들의 입장에선 말입니다.
- 지난 4년동안 한미관계는 참으로 거북하고 때로는 냉랭했던 것은 천하가 아는 사실입니다. 「레이건」의 당선과 전대통령의 방미로 불편한 관계는 아주 해소됐다고 우리는 보는데….

<철군,어리석은 주장>
▲ 과거처럼 양쪽이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는한 두나라는 좋은 상태를 유지할 것입니다.
- 가령….
▲ 한국사람들은 「코리아게이트」 같은일을 다시 일으키지 말아야 하고 미국정부는 인권정책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귀하는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이익을 어떻게 해석합니까.
▲ 우리는 한국의 경제성장에 찬사를 보내고 한국이 경제적 성공의 상징이라고 봅니다.
한국·「싱가포르」· 대만의 경제적 성공은 태평양지역의 안정의 바탕입니다. 둘째로 우리가 잊을수 없는 것은 미국이 한국땅에서 전쟁을 치렀다는 점입니다.
- 안보이익은.
▲ 나는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안보가 미국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하는 근거는 일본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일본이「하와이」쯤에 위치하고 있다면 한국의 안보가 미국의 안보에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한국의 안보가 미국의 안보에 긴요하다는 한국·일본·미국 세나라의 공식입장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입장이군요. 귀하의 머리속은 안보에 관한한 일본으로 꽉차있고 그 뒷전에 한국이 있다는 놀라운 생각이군요
▲내가 말하는 바는 일본이 아무래도 미국사람들의 생각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한다는 겁니다.
- 「필리핀」 과 대만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요해요. 그러나 일본이 태평양에서는 가장 중요한 비공산국가 입니다. 이런말을 듣는 한국국민들은 노발대발하겠지만 솔직한 내 견해입니다.
- 당신은 보수적인 지식인입니다. 이 나라의 자유주의적인 지식인들은 서구 「스타일」의 전통적 민주주의가 한국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러나 한국은 아직 분단국가입니다. 한국은 아직도 북한공산집단과 대치하고 있고요.
북한은 군사력을 증강하고 한국의 모든 약점과 사회적 불안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읍니다. 그래서 안정과 민주주의를 절충해야하는 특수사정을 한국은 안고 있읍니다.
▲분단되어 있기는「유럽」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독일이 분단되어 있고 민주국가인 「이탈리아」 와「오스트리아」바로 이웃에「유고슬라비아」가 있어요. 「유럽」의 예를 보면 분단과 대치상태와 민주주의가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들 미국사람은 비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행운을 타고난 나라라는 걸 잘 알아요. 우리에게는 「유럽」 의 민주적 전통이 있고 많은 자원이 있고 방대한 대륙에 인구밀도는 낮고 태평양과 대서양은 천군만마보다도 효과적으로 미국을 지켜줍니다. 영국과「프랑스」의 옛 식민지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서구식민주주의를 다른 토양에 이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한국국민은 생산적이고 근면하고 교육수준이 높기 때문에 영국이나「프랑스」의 옛 식민지보다는 월등히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있다고 봅니다.
- 그런 결론이라면 우리들의 견해차는 대단한게 아닙니다.
우리가 귀하같이 한국을 방문한적이 없는 친구들에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비무장지대에서 서울까지의 거리가 「위싱턴」 시내에서 「덜레스」
국제공항까지와 같다는 점입니다.
▲ 내게도 할말은 있어요. 서독의「슈미트」수상은 동독「탱크」가 단시간에「함부르크」시내까지 진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시작부터가 다르다>
소련의 대륙간탄도유도탄은 15분안에 미국을 공격할 수 있어요.
- 그러나 동·서독은 전쟁을 치르지 않았고 소련과 미국 역시 전쟁을 하지 않지요.
▲ 물론 북한은 직접 한국에 파괴분자를 침투시키고 선전의 나팔을 요란하게 부는데 반해서 동독은 서독과 공존하고 있다는 중요한 차이점을 압니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국민들이 우수한 국민이라 북한같은 존재를 옆에 두고도 만사를 잘해나갈 수 있음을 우리는 확신하고,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국 국민들을 존경한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분단 상태라든가 소련으로부터의 공격가능성을 거론할 때 북한을 그런 나라들과 같은 수준으로 취급하는게 답답합니다.
▲ 왜 그렇습니까.
- 북한의 호전성, 김일성의 독재체제,북한사회의 폐쇄성은 지금 지구상 어디서 유례를 찾겠어요.
▲ 사실 역사적인 비유를 내가 좀 너무 강조한 것 같군요. 그런데 한가지 물어 봅시다. 지금의 한반도 대치 상태와 북한의 호전성이 48년이나 50년의 독일보다 더욱 심각합니까.
- 이야기가 반복됩니다만 두 독일은 전쟁은 하지 않았어요. 한반도에서 북한이 전쟁준비를 얼마나 철저히 하고 있는가는「카터」의 철군정책 중지가 증명했다고 봅니다.
소위 「싱글로브」사건 이전까지는 「카터」역시 한반도의 긴장, 한국전의 재발 가능성을 한국 정부와 미국방성장성들의 과장내지는 엄살이라고 본 것 아닙니까.
화제를 바꾸어서「레이건」이 당선되면 냉전이 부활될 것이라는 주장은「카터」진영의 선전인가요.
▲ 「레이건」 은 냉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 귀하 자신의 견해는.
▲ 「레이건」과 동감이지요. 소위「데탕트」시대라는 7O년대에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남 「예멘」「리비아」「앙골라」「아프리카」의 뿔(「이디오피아)와「소말리아)지역을 말함)에서 팽창주의적인 공세를 취했고 소련국내에서는 군사력 증강을 적극 서둘렀읍니다. 그래서 나는 냉전시대와 오늘날 사이에「데탕트」시대가 존재했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소, 미국 테스트할 것>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사태가 일어난 것은 역시 미국의「리더십」약화와 미국에 대한 우방들의 신뢰의 추락이 큰 원인이라고 귀하도 보십니까.
▲ 그렇습니다. 미국은 「리더십」을 잃었지요. 「카터」라는 사람은 미국이「베트남」등지에서 말은 역할에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카터」는 군사력의 사용을 믿지않은 대통령이었어요. 그는 소련이 정말로 변했고 그래서 지금은「원만한 국가」(멜러·컨트리)라 착각을 했어요. 어느 모로 보든지「카터」는 실상을 정확히 보지 못했읍니다.
- 그래서 「레이건」 은 군사우위를 되찾기 위해서 군비를 늘리고 지상군사력과 해군력을 늘리고 전략핵무기를 늘리겠다고 하는데 균형 예산과 정부지출의 축소를 외치면서 어떻게 그일을 해낼 수 있을까요.
▲ 그는 멸세의 방법을 택할 모양입니다. 조세율을 낮춤으로써 기업활동을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이윤을 늘리자는 겁니다. 60년대초 「케네디」가 채택한 방법이지요.
아무도 이 방법이 성공할지의 여부는 아직 모릅니다. 그러나 「레이건」 은 우리가 모든 수단을 다 써보아도 실패했으니까 이 방법을 가지고 다시 시작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거대한 나라 미국은 마치 거대한 실험실같이 보일 것입니다.
- 소련은 어떻게 대응할 것 같아요.
▲ 미국을, 「레이건」행정부의 의지를 「테스트」 할 것 같습니다.
- 어디서 어떻게.
▲ 「예멘」「쿠바」「엘살바도르」등등. 또는 세계의 위기지도에 나타나있지 않은 지역도 생각할수 있고.
- 한반도는.
▲ 아무도 한반도를 제외시킬수는 없읍니다.
- 귀하도 미국이 군사적으로 소련보다 열세에 놓여 있다고 봅니까. 그리고 치열한 군비경쟁의 재개 가능섬은.
▲ 미국은 군사적으로 우위는 물론 균형까지 잃었어요.
미국은 이제 2류의 해군력을 가진 국가가 되었읍니다. 어떤 사람들은 「레이건」이 군비증강의 공약을 실천하자면 앞으로 5∼10년중에 2천억「달러」의 돈이 필요하다고 지적
합니다. 그러나 10년에 2천억「달러」라면 1년에 2백억「달러」밖에 안됩니다. 우리 자신을 방어하는데 그만한 돈을 쓰지못하겠읍니까.
- 동맹관계의 개편같은 것은 예상되지 앉나요.
▲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일본같은 나라는 벌써부터 방위비증액 압력을 크게 걱정하고 있는데요.·
▲ 일본은 방위부담을 증가해야 합니다. 일본은 참으로 상대하기 힘든나라에요. 일본은 무역이나 국제경쟁에서「페어·플레이」를 하지않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공동방위이익을 위해서 그들이 맡을 몫을 맡지도 않아요.

<대미우호 중공손에>
- 마지막으로 중국이야기를 좀 합시다. 「레이건」의 친대만발언으로 북경당국은「레이건」행정부를 경계하고있는데 소련의 팽창주의를 저지하는데 중공의 역할이 기대되고 소련과 협상하는데는 이른바「차이나·카드」가 필요할텐데「워싱턴」-북경관계가 그렇게 악화돼서야 어떻게 합니까.
▲ 중공이 선택할 문제지요. 45개의 소련사단이 포진하고 있는 곳은 미국이 아니라 중공국경이라는 사실을 중공이 잊어서는 안돼요. 만약 미국과의 우호협력관계가 중공의 안보에 중요하다면 대만같은 2차적인 문제를 가지고 트집을 잡지 말아야 해요. 「카터」행정부가 친구(대만)을 괄시하고 푸대접하면서 중공과의 협력을 모색한것은 큰 실책입니다. 대만이 희생돼서는 안욉니다. 그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때문에「이스라엘」을 푸대접해서는 안된다는 이치와 같아요.
- 미국상품수출을 위한 시장으로서의 중공의 매력은.
▲ 시장으로서의 중공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과장하고 있어요. 10억인구가 지금의 생활수준가지고 미국상품을 얼마나 흡수할수 있다는 겁니까.
- 전국방장관 「제임즈· 슐레진저」 의 구상대로하면 중공군사력이 있음으로써 소련군대의 상당수가 극동에 묶여 있다는데.
▲ 미·중공관계가 좋고 나쁘고에 관게없이 소련은 45개 사단을 중공국경지대에 배치합니다.
- 미국과 국제정세를 통틀어서 말해도 앞으로의 4년 또는 80년대의 10년은 지난 4년보다는 좋아지리라고 기대해도 될까요.
▲ 그것은 미국인과 모든 다른나라 사람들의 회망입니다. 80년대의 정세는 역사적인 「드라머」가 될것인데 그방향은 예상할 수 없읍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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