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해법 SW 곧 나와 바둑의 폭 넓혀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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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벌캄프

1980년대 후반부터 조합게임이론을 개발해 바둑의 끝내기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연 엘윈 벌캄프 교수를 서면 인터뷰했다. 김용환 박사의 스승인 그는 암호이론과 게임이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바둑 끝내기의 해법을 구한 『수학적 바둑 끝내기(Mathematical Go Endgames)』를 94년 냈다.

 - 끝내기 해법에 대한 프로들의 반응은.

 “89년 도쿄에 있는 일본기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름 난 프로 9단을 소개받아 끝내기 문제를 제시했다. 반복해서 시합했는데 고작 10급에 불과한 내가 백을 잡으면 백이 이기고 흑을 잡으면 흑으로 이겼다. 9단도 결국엔 항복했고 한계를 인정했다.”

 - 바둑에서 수학적 영감을 얻는가.

 “수학자 콘웨이(John H Conway·77)가 60년대 말 케임브리지의 커피숍에서 바둑 두는 것을 구경하다가 무릎을 쳤다. 그것이 70년대 그의 ‘파티전 게임(partizan games)’ 이론 발견에 영감을 주었다고 뒷날 토로했다(파티전 게임은 ‘완벽한 정보를 전제한 2인 게임’을 말한다). 그가 창안한 새로운 수 세계인 ‘초현실수(surreal number)’도 그 해법과 관련돼 있다.

 - 끝내기와 관련해 앞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의 발전을 예측한다면.

 “매우 정확한 끝내기를 빠른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머잖아 나올 것이다. 물론 수학과 바둑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 끝내기에 대한 수학적 해법의 지향점은.

 “수학도 바둑의 복잡함에 자극을 받고 있다. 새로운 수학이론이 바둑의 끝내기 이해를 도와줄 것이다. 프로 9단들도 보다 정확한 끝내기 해법을 알게 될 것이며 이는 바둑의 폭을 넓힐 것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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