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을 품위있고 아름답게 입으려면|구정 맞아 입는 법과 값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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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활동하기에 불편하다는 이유로 평상복 대열에서 밀려난 한복이 요즈음은 여성들에게는 일종의 예복으로, 남성들에게는 편안한 가정복으로 정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명절이 되면 우리의 고유의상인 한복의 인기는 더욱 높아진다.
조금쯤 호사하는 마음으로 입는 것인데 한복은 제대로 된 것을 격식 맞춰 입어야 품위있고 아름답다. 구정을 앞두고 품위있는 한복과 입는 법·가격 등을 전문가의 조언으로 알아봤다.

<여성복>
상박하후의 아름다운「실루엣」으로 특징지어지는 한복의 맵시는 저고리는 조붓하게 몸에 맞고 치마는 풍성해야 제멋이 난다.
저고리는 기장이 너무 짧아 등이 들리거나 앞여밈이 너무 낮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겨드랑이가 드러나는 등으로 품위를 해친다. 배래기의 폭이 너무 넓어도 좋지 않다. 반면 깃이 너무 밭으면 답답하다.
체격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등 길이는 23∼25㎝, 깃은 지나치게 넓지 않은 4㎝정도, 배래기의 폭은 가장 넓은 부분이 겹쳤을 때 23㎝정도가 안정감 있고 균형 있는 저고리다.
치마맵시를 돋보이는 것은 적당한 치마폭과 주름. 옛날에는 옷감의 폭이 좁기도 했지만 12폭 치마를 아름다운 치마로 꼽았다. 요즈음은 44「인치」폭의 옷감이면 2폭 반을, 36「인치」폭이면 4폭을 잡는데 「파티」용이면 6폭을 쓰기도 한다.
주름은 되도록 작게 잡고(잣주름=잣의 폭처럼 좁은 주름)기장은 땅에 끌리지 않으면서 걸을 때마다 흰 버선발이 보일 듯 말 듯한 것이 가장 맵시를 돋보인다. 꼬리치마가 원칙이지만 한복에 익숙지 않은 젊은 아가씨나 어린이에게는 통치마가 편리하다. 요즈음은 치마허리를 치마와 같은 감으로 붙이지만 역시 흰 허리가 살짝 드러나는 것이 매력이다.
한복의 빛깔은 평상복으로는 치마·저고리 같은 색이 품위가 있고 많이 입히지만 명절 옷은 전통적인 배색의 한복이 더욱 아름답다. 신분구별이 확연한 것이 전통적인 한복.
혼전 처녀에게는 다홍치마에 노랑저고리가, 결혼한 부인에게는 남치마에 노랑이나 옥색저고리에 자주색 반회장과 끝동을 단 차림이 어울린다.
한복은 속옷을 제대로 갖춰 입어야 맵시가 아름다와서 예전에는 치마 속에 속속곳·속바지·단속곳 등을 겹겹이 입었다. 지금은 겉치마와 꼭 같은 폭의 속치마와 속바지는 반드시 입어야한다. 또한 솜을 통통히 넣은 흰 무명버선에 고무신을 신어야 제격이다.
한복은 보통 36「인치」폭의 감이면 9마가, 44「인치」폭이면 6마가 소요된다. 가장 고급으로 꼽히는 손으로 그림을 그린「실크」의 경우 공임 포함 1벌8만5천원선, 물빨래가 가능해 대중적인 합섬공단은 공임 포함 4만∼6만원선. 공임은 안감을 넣어 1만3천∼1만5천원이다.

<남성복>
편안하고 따뜻하여 한겨울 집에서 입기 적당한 남성용한복은 바지저고리와 조끼 마고자가 1벌로 따른다. 저고리는 몸에 여유있게 맞는 것이, 바지는 약간 품성하고 기장이 긴 것이 맵시가 있다.
바지는 대님을 매지 않는 경우와 매는 경우를 구분하여 대님을 매지 않을 때는 바지통을 약간 줄이고 길이를 길지 않게 한다.
빛깔은 회색바지에 옥색저고리, 보라색바지에 분홍저고리가 일반적. 조끼는 비취색, 마고자는 황금색이나 자주색이 널리 입힌다. 남자한복은 36「인치」폭의 감이면 20마 정도가 드는데 바지저고리는 물세탁이 가능한 감으로, 조끼와 마고자는 본견으로 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손님을 맞을 때는 반드시 마고자를 입은 차림이라야 외출 때는 두루마기를 입어야 품위가 있다. 마고자바람으로 외출은 삼가는 것이 좋다.
남자한복은 바지저고리는 물세탁이 가능한 것으로, 조끼와 마고자는 본견으로 했을 때 1벌 값이 공임 포함 6만∼8만원선.
본견두루마기는 공임 포함 13만원선. 공임만은 2만5천원이다.

<아동복>
어린이한복은 대부분 기성복을 입히는데 자수와 반짝이가 요란스러운 것은 피한다. 야단스런 배색도 피해 10살 이전 어린이면 꽃분홍 치마에 색동저고리를, 그 이상 나이면 반회장을 붙인 노랑저고리나 연두색저고리를 입히는 것이 귀엽고 돋보인다.
속옷을 제대로 갖춰야하는데 속치마는 전통적인 노란 빛깔을 겉치마와 함께 꿰매어 바느질한 것이 편리하다. 버선과 고무신도 갖춰준다. 기성복은 돌짜리부터 15세까지의 「사이즈」가 있다. 물빨래 가능한 합섬공단제품이 일반적인데 7, 8세 어린이용이 1만7천원선. 한「사이즈」가 올라갈수록 1천원씩 비싸진다.
남자어린이의 한복은 어른과 같이 바지·저고리·조끼·마고자가 1벌인데 빛깔 배합 역시 어른의 경우와 비슷하다.
보통은 보라색 바지에 분홍저고리, 그 위에 남색조끼와 자주색 마고자를 입히는 것이 귀엽고 깜찍스럽다.
금박이가 요란한 복건은 돌잡이가 아니라면 피하는 것이 격식이다.
남자 어린이의 한복 역시 돌잡이용부터 15세까지의 「사이즈」가 있는데 7, 8세용의 값이 물빨래가 가능한 일반적인 합섬공단으로 만든 것이 2만1천원선. 1살이 커질수록 1천원씩 올라간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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