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열리는 바다」쓴|미대 2년생 천년화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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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고생 티가 채 가시지 않은 21세짜리 여대생이 1천2백장에 달하는 처녀 장편소설을 발표, 문단의 주목을 받고있다.
『열리는 바다』(태극 출판사 간)의 작가 천년화양(부산대 미술교육학과 2년)이 그「화제의 여성」인데 『제 나이 또래의 한 여대생이 대학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것에 눈 떠가는 의식의 변천과정을 그려본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승혜」는 남녀공학 대학의 영문과 신입생. 성불구로 지나치게 엄격한 아버지, 계모이지만 친 엄마 이상으로 정을 쏟는 어머니 곁을 떠나 K시로 유학은 그녀는 「인아」「민우」「현일」등 새 친구들과 사귀면서 우의 의미를 확인하고 성장해간다.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겪는 아주 평범한 얘깁니다. 이 소설의 등장 인물들에게 우리자신 혹은 우리 친구들 이상의 의미를 주고 싶지 않아서 거대한 주제나 극적인 사건은 넣지 앓았어요』
「내 20세를 확인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중·고교시절부터 시·시조로 백일장·예술제를 휩쓴 만만찮은 경력의 소유자.
이번 소설출간은 천양의 원고를 우연히 접한 태극 출판사 대표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면 항상 책을 읽고 계시던」아버지, 「시장바구니에 새 원고지를 담아 건네주시던」어머니께 누구보다도 감사하고 싶단다.
앞으로의 꿈은『전공인 미술과, 생활 그 자체가 되어버린 문학을 함께 살려 가고 싶다』 는 것인데 봉사활동 때 자주 대해본 심신장애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장편을 준비중이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생들은 어쨌든 선택된 자들이고 이 소수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것이 누구에겐지 미안해 앞으로의 시선은 좀더 외로운 사람들에게 돌려보겠다는 다짐이다.『할 얘기가 너무 많아 머릿속에서 벌레처럼 꿈틀거린다』며 활짝 웃는 천양은 3녀중 장녀.
부산시 망미동에서 살고 있다.<이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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