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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현실 견디는 고독한 인생들의 초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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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호 25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쓴 20세기 최고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자전적 작품. 비정한 현실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견뎌내는 고독한 인생들의 초상이다. 194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각종 연극상을 휩쓸며 윌리엄스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2014년 브로드웨이 프로덕션도 토니상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여전히 핫하다. 1930년대 흔한 서민 가정에서 과거의 향수에 집착하는 어머니와 장애인 누나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청년의 시선으로 대공황의 충격에 빠진 미국인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간다.

연극 ‘유리 동물원’ 8월6~30일 명동예술극장, 문의 1644-2003

‘국민 배우’ 김성녀와 ‘명품 연출가’ 한태숙이 40여 년 만에 처음 만나 더욱 주목되는 무대. 환상에 빠져 사는 속물 엄마 아만다를 맡은 김성녀의 천연덕스런 연기가 한태숙의 묵직한 연출과 어우러져 비극 속에서도 반짝이는 낭만과 유머를 구현한다. 자본이 가족을 해체시켰지만 그럼에도 우리 가슴 한구석에 서로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음을 기억하게 하는 엔딩이 애틋하다.

글 유주현 객원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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