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직원 등 사칭, 계몽강연 구실로|반장 집에 사람 모아 상품 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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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며칠전의 일이다. 자칭 보건소 직원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여성질병에 관한 계몽강연과 무료 진료권을 나눠준다면서 동네부인들 모두를 반장 집에 모이라고 했다.
우리들은 바쁜 일손을 멈추고 반장 집에 모였더니 한다는 계몽강연은 앉고 모회사 제품인 여성용 세척기에 대한 선전을 장황히 늘어놓고 또 약속된 무료진료권 대신 병원약도가 그려진 광고지, 그것도 이곳 울산도 아닌 서울 동대문 근처에 있는 D의원의 선전용 광고지를 진료권이라고 내놓는 것이 아닌가.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이럴 수가 있는가 하고 의아해하는데도 아랑곳 않고, 그「장사 꾼」은 갖은 상소리를 섞어가며 세척기 품질의 우수성을 떠들다가 돌아갔다.
그 일이 있은지 얼마 후 이번엔 동 직원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식생활 개선에 관한 계몽강연을 한다며 반장 집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나는 전에 겪은 불쾌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던터라『바빠서 갈 수 없다』고 했더니 그 사람 말이『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제대로 안 된다』며 반 위협조로 반드시 나올 것을 강조하길래 어쩔 수 없이 반장 집으로 갔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역시 그 사람은 모 회사제품인 압력밥솥만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선전할 뿐, 식생활 개선에 관한 얘기는 거의 없었다. 나 뿐 아니라 우리 동네 아주머니들은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이런 일을 당해 도무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대체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거짓된 말과 행동으로 공무원을 사칭, 국민을 위협 (?)하면서 상행위를 함으로써 선량한 국민의 정서생활을 해치는 이들 악덕상인들의 그릇된 상행위를 근절시킬 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바란다. 박춘석(경남 마산시 신정2동932의87 김창수씨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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