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 지자체끼리 더 교류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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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한 주 일본 본토 최북단의 아오모리현은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1주일 동안 300만 명의 관광객을 동원하는 일본 최대의 마쓰리(지역축제)인 ‘네부타 마쓰리’가 열렸기 때문이다. 철사로 골격을 만들어 그 위에 온갖 화려한 형상의 그림을 종이에 그려 붙인 수레에 실어 행진하는 축제인 ‘네부타’는 일본 내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축제로 불린다. 축제 참가자들은 리듬에 맞춰 깡충깡충 뛰고 이를 구경하는 이들도 박수로 환호한다.

이 같은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의 열기만큼 미무라 신고(58·사진) 아오모리현 지사는 뜨거웠다. 한국에 대한 애정과 지자체 교류의 필요성, 아오모리의 자랑을 열정적으로 소개하는 그의 말은 도무지 끊어지질 않았다.

 - 한·일 관계가 좋지 않아 지역 교류도 줄어들고 있는 건 아닌가.

 “지방과 지방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건 상대방 국가나 국민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내년 아오모리~서울 노선이 취항 20년을 맞는다. 아오모리와 한국과의 관광·문화·비즈니스 교류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제주도와는 서로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한 인연으로 이제까지 올레길 트레킹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늘리고 있다.”

 - 한국을 자주 방문한 경험상 한국 관광의 경쟁력과 보완점을 말하자면.

 “한국은 매력적이고 관광정책도 앞서 있다. 특히 서울은 안내판이나 와이파이(WiFi) 등이 잘 정비돼 있고 면세점의 경쟁력이 뛰어나다. ‘아오모리가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서울 이외 지방의 관광자원 개발이나 호텔 정비 등에서 미흡한 측면이 있다.”

 - 그런 점에서 2006년 개관 후 도호쿠지방의 현립미술관으로선 최대 관람객을 모으고 있는 아오모리현립미술관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의 저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일본의 각 지방에는 고유 문화와 풍습이 있고 특히 아오모리에는 그런 것들이 짙게 남아있다. 현립미술관에는 아오모리 출신의 예술가 작품 외에도 샤갈의 무대 그림을 주요 작품으로 전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아오모리현립미술관은 7년여 만에 관람객 300만 명을 기록했다). 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때 선수들의 합숙장소를 아오모리로 유치하기 위한 검토에도 착수했다.”

아오모리=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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