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도발의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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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0월의 북괴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일의 후계체제가 굳어지고 대남 공작 담당자들과 군부의 지위가 격상된 사실을 보고 북괴의 대남 도발이 앞으로 격화되리라는 예측이 많았었다.
마치 이런 예측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북괴 무장간첩 3명이 3일 남해안 횡척도에 침투를 기도했다가 전원이 사살된 사건이 발생했다.
북괴 당6차 전당대회에서 대남 강경의 호전적인 김정일의 세 체제가 확립되고 대남 공작책인 김중린의 격상, 대남 간첩 총책으로 알려진 정경희(여)의 파격적인 정치위 후보위원으로의 격상, 그밖에 오진우·오극렬은 군부의 득세로 보아 북괴가 또다시 대남 강경 노선을 강화하면서 무장간첩 남하 등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넉넉히 짐작되던 일이었다.
따라서 이번 무장 간첩침투는 북괴도발 양태의 한 단계 격화를 보여주는 첫「케이스」라고도 볼수 있으므로 우리는 유사한 도발이 잇따를 가능성을 충분히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북괴 당 대회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저들의 도발격화 가능성을 일찍부터 예상해 왔다. 북괴는 금년 들어 총리회담을 제의하여 대화와 공비 침투의 양면전술로 나오다가 한국 사회의 안정이 굳어지면서 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휴전선에서의 대남 비방방송 재개, 불온전단 대량살포 등의 선전전으로 전환했다.
이같은 선전전의 강화가 무장도발의 전 단계임은 지난 경험이 말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또 다른 전기가 없는 한 군사·선전 양면에서의 북괴도발은 계속된다고 예상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처 역시 오직 철저한 경계태세와 초전섬멸의 방어태세 뿐이다. 이런 우리의 대처에 한치의 ???도 없음을 북괴가 진정으로 깨달을 때라 그들의 도발도 중지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국론 분열이나 혼란에 빠진다면 또 한번 저들의 화·전 양면전술의 기회를 주게 된다. 지난 3월 총리 회담을 위한 대화가 진행 중이었는데도 그들은 당시의 우리 사회혼란을 노려 3차례나 무장간첩 침투를 기도한 것은 누구나 기억하는 일이다.
당시의 무장 간첩 침투기도는 우리태세의 타진과 허점 이용에 목적이 있었다고 볼 때 이미 우리 사회가 안정을 굳히고 있는 이 시점의 침투기도는 더욱 모험적이고 도전적이라고 봐야한다.
우리는 휴전 후 지금까지 하도 많은 도발을 겪었기 때문에 이미 저들의 전략전술이나 수법·의도 따위는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태세에 빈틈이 없는 한 저들의 기도는 항상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반면에 북괴 역시 침투와 도발의 간악한 기교 개발에 늘 부심하리라는 것도 능히 짐작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 강구에 잠시라도 방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우기 호전적인 김정일의 세습체제가 앞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저지를지 모르고, 또 김일성의 권력을 쉽게 물려받기 위한 정치적 야심에서 공명심에 날뛸 우려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대응태세는 과거보다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번 황착도 사건에서도 보듯이 우리국민들의 반공정신 투철한 중고책임감 등은 이미 잘 확립돼 있다. 또 신고에 따라 즉각 출동하여 작전하는 우리 군경·예비군의 태세 역시 믿음직하다.
이처럼 우리가 만반의 태세를 항상 견지하는 길만이 전쟁의 참사를 미리 막고 이 땅의 삶을 보장하는 방법이다.
이번 무장 간첩사건에 작전 중인 장병·경찰의 노고를 치하하고 불행히 적탄에 숨진 주민의 주민을 빌면서, 더 한층 굳은 안보·경계태세의 확립을 강조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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