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시대의 청렴기풍 진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민의 절대적 지지로 새 헌법이 확정되면서 앞으로의 정치구도와 일연의 입법작업 등에 관한 관심이 점고하고 벌써부터 기대와 희망이 엇갈리는 술렁이는 분위기마저 조성되는 듯 하다.
본 난은 새 질서형성을 위한 일연의 작업과정에는 국민투표의 결과로 나타난 국민의지와 염원이 반영돼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이념의 실현을 1차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하리라는 소견을 피력한바 있다.
민주이념의 실현이란 명제에 덧붙여 우리는 「깨끗한 사회」를 향한 관심과 노력 역시 간과될 수 없는 요청이란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새 헌법에 대한 국민지지의 배경에는 뭣보다 제안자인 전 대통령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큰 동력으로 작용했고 현 체제에 대한 이 같은 국민적 신뢰는 그 동안에 보인 사회정화의 실책과 의지에 크게 연유한다고 볼 때. 새 헌법 하에 전개될 새 시대 에 있어서도 이 「깨끗한 사회」를 추구하는 노력만은 변함없는 국민적 요청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 대통령도 누누이 강조한대로 정의사회의 구현은 지속적 정화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며 그런 점에서 정화노력은 새 헌법 확정으로 열매를 맺었다고 말할 수 있거나 내년에 있을 양대 선거로 종지부를 찍어도 좋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앞으로 있을 입법·정치활동이나 선거에서는 정화의 참뜻이 더 성실하게 반영될 필요가 있으며, 이런 복잡하기 마련인 정치행사가 흔히 빠지기 쉬운 떠들썩한 이완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삼가는 자세가 요청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동안 국보위가 중심이 된 정화운동이 새로운 환경에 따라 그 방향과 차원을 달리 할 필요는 있을지 모르나 그 정신이나 사명감은 여전히 유지,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교육제도의 혁신, 불량배 일소 등의 예에서 보았던 사회개혁의 의지 역시 새 시대를 관류할 시대정신의 한 요소가 돼야 하리라고 본다. 국민생활을 더 편리하게 하고 국민애로사항은 최대한 해소하며, 불합리하고 편파적인 제도나 행정관례 따위를 발견해내고 시정해 나가는 노력은 새 시대에 가서도 여전히 중요하다.
새 시대의 저조·제도는 이재 새 헌법에 의해 결정됐지만 이 저조와 제도 또는 조직이 활력있고 능률적이 되기 위해서는, 그리하여 본래 의도대로 국민에 봉사하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정신·청렴한 기풍과 개혁·개선의 의지가 지속적으로 대세를 이루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정화와 개혁의 참뜻은 바로 민주이념의 실현과도 통하는 것이며, 전자가 무디어지고 희미해 질 때 후자의 달성이란 난망해 진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정화와 개혁의 구체적 방법은 헌정이 정상화되고 나면 종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 역시 이런 점을 미리 생각하여 사정협의회를 설치하는 등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줄 안다. 그러나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화작업을 헌법과 법령에 따라 추진하더라도 그 어떤 사명감이라 할까, 활력이라 할까 할 정신적인 요소가 유지·강화됐으면 하는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새시대가 어떻게 하면 더 민주적일 수 있고 더 「깨끗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에 관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온 국민이 진지하게 연구하고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지속적인 정화의 노력 역시 이런 차원에서 검토돼야 하리라고 보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