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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내각 새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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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무총리 서리 남덕우씨>
대학교수로 있다 관계로 들어가 가장 성공한 사람으로 꼽힌다.
재무부장관 4년11개월,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4년3개월을 역임하면서『경제성장 10년사』의 주역을 맡았다.
이번 다시 국무총리로「컴백」하여 재상의 운을 타고난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게됐다.
경제정책의 치적과 미국 조야와의 친분관계가 이번 총리기용의 배경이 된 것 같다.
남총리는 정책을 결정할 때 먼저 자기 복안을 내놓지 않고 담당자 또는 회의 참석자들로 하여금 끝까지 얘기를 다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서 결국은 의도했던 대로 결론을 맺는다.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우회해서라도 착실히 목표에 접근하는 「타입」.
좀처럼 무리를 하지 않으나 한번 목표를 정하면 그런 방향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몰고 가는 설득력과 추진력이 놀랍다. 항상 조용하면서도 할 것은 다한다.
탁월한 이론무장에다 정치력도 겸비하고 있으며 국제경제사회에서의 신망도 두텁다. 대학에 있을 땐 명 강의로 이름을 날렸고 글도 명문이다.
평소 큰소리 한번 치는 법이 없어도 아랫사람들이 무척 어려워한다.
78년12월 부총리를 그만둘 때『콩나물교실』 『주택문제』 『교통난문제』를 해결 못한 것이 한이라고 술회 한 적이 있다.
가족으로는 최혜숙 여사와 2남1여가 있고 음악감상이 취미.

<줄곧 학계에 몸담아, 타협 잘 않고 꼼꼼>
감사원장 이한기씨
타협을 모르고 꼼꼼한 것으로 소문나있다. 「5·16」당시 최고회의의장 고문을 2년 동안 맡은 이외는 줄곧 학계에 몸담아 왔다.
「5·16」에서 민정으로 이앙될 때 관계에 진출할 기회가 있었지만 서울대로 되돌아가 법대학장을 두 번씩이나 역임했다.
학생들이 「리포트」글씨를 흘려 써오면 『점자로 써 가지고 오라』고 나무랄 정도로 정확한 것을 좋아한다.
고등학교 (일본금택)·대학 (동경제대법학부)을 모두 일본에서 다녀 일본에 친구들이 많다. 금택고교 시절에는 한국인으로서 문예반장을 지내는 등 문장력이 뛰어나다.
지난해「10·26」후 계엄사령부자문위원을 지냈고 최근엔 국가보위비상대책위 상임위원장 자문위원으로서 주로 국제관계를 자문해 왔다. 그러나 밖으로는 드러나지 않을 만큼「조용한 활동」을 하는 편이다. 해박한 법률지식에다 매사를 분명히 처리하고 신중한 처리를 하는데서 사정업무의 총 본산인 감사원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박사학위 논문인『한국의 영토』는 독도영유권문제를 다룬 것이고 저서『국제법』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을 듣는다. 취미는 정구. 부인 김혜경 여사 (50·서울대음대교수)와의 사이에 2남4녀.

<국제금융계에 널리 알려진 정통 이론가>
부총리 신병현씨
한은총재를 거쳐 상공부장관 취임 2개월만에 경제정책의 총수자리에 올랐다.
『자리가 바뀌었다고 해서 소신이 변할 수는 없습니다.」
깊이 있는 경제이론과 중후한 인품을 바탕으로 늘 그가 강조해 마지않는 지론이다.
대단한 이론가이기도 하지만 사심 없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에 대한 가장 좋은 평가다.
상공부장관 재직시에도 주무사항인 상공인의 이익대변 보다는 국민경제차원에서 국무위원으로서의 소신을 앞세워 왔다.
한은 조사부장을 지내다 도미, 세계은행(IBRD)에 평 행원으로 들어간지 6년만에 이사가 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긴축의 총대를 메었던 한은 총재 시절에는 행내에서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불릴 정도의 정통이론가. 그래서 부인도「만년학생」이라고 부른다.
국제금융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는 점이 앞으로의 도움이 될 것 같다.

<박력·「보스」기질강한 외교관>
외무부장관 노신영 씨
25년간 외교관생활을 하면서 아주국장·외무차관 등 요직을 거쳤다.
일을 추진하는데는 박력이 있고 신의가 두터워 외무부 안에서는「보스」기질이 있는 외교관으로 통한다.
머리의 회전속도가 빠르고「브리핑」에 능해 외무차관시절 국회 답변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세심하고 부지런한데는 누구도 못 미칠 정도. 출근시간보다 언제나 1시간정도 일찍 나와 업무를 본다. 무엇이든 상사나 아래 직원들에 대해서는 직을 떠나서도 항상 세심하게 배려한다.
「제네바」대사 근무 때는 운전사에게 시간외근무수당을 줄 수가 없어 손수 차를 몰고 다녔다.
취미는 음악감상. 부인 김정숙 여사(48)와의 사이에 3남2녀를 두고있다.

<부조리척결 솜씨보인 영국신사>
내무부장관 서정화 씨
훤칠한 키(1m80cm)에 반백이며 성격도 청렴하고 깔끔해 「영국신사」로 통한다.
61년 각도별로 실시한 3급 공무원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해 관계에 첫발을 디딘 뒤 군수·내무부과장·부지사·지방행정연수원장·내무부기획관리실장·지사·내무차관 등 내무부요직을 두루 거쳤다.
중정 차장 재임시에는 중앙정보부 개혁작업의 중추역할을 했다.
차분하고도 인정이 많은 한편 일 처리에는 탁월한 창의력과 날카로운 판단력으로 항상 주위를 놀라게 한다. 4년 반 동안 최 장수 내무차관을 지냈다. 특히「10·26」사태이후 해이해진 공무원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전국에 암행 감사반을 파견, 부조리 척결에 남다른 솜씨를 보였다. 취미는 독서와 바둑(1급). 학창시절에는 수영선수에 태권도가 4단. 민병난 여사(44)와 3남이 있다.

<31살 때 기획원국장 지낸 최연소 상공부장관>
상공부장관 노석준씨
통칭「신언서판」으로 통한다. 풍신 좋고 말 잘하고 관운도 좋다. 일에 대한 집념도 강한 만큼 야심도 만만찮다. 최연소 장관답지 않게 다양한 경력과 남보다 일찍 닦은 관록이 몸에 배어있다.
31세에 기획원 물가 국장으로 승진한 뒤 주로 기획업무에 오래 관여해온 덕분에 경제를 포괄적으로 파악하는 안목도 갖춘 셈이며 이론보다는 현실주의에 가깝다. 「테니스」를 특히 즐기는 「스포츠」애호가답게 성격이 활달하나 권위주의 탓인지 부하들은 어려워하는 셈.
「10·26」사태 때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하다 신현확 총리 때 행정조정 실장을 했고 다시 두 번째로 기획원차관을 맡는 등 자리를 자주 바꾸면서도 능력을 과시.
2남1여. 경북 승주산.

<중장기경제 과제 다룬 "박광조">
동자부장관 박봉환씨
사람을 대할 때 무척 부드러운 인상을 주나 업무처리에서는 논리가 정연하고, 냉엄한 것으로 이름났다.
재무부이재국장시절 양건 예금 등 금융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가 대세에 몰려 좌천된 일이 있어「박광조」라는 별명도 있다.
세계은행 경제개발원 국민경제과정을 수료하고 수도권인구정책조정실장·중화학기획단부단장·경제심의회위원 등을 거치면서 중장기 경제과제를 다룬 것이 장관으로 발탁되는 재충전의 계기가 된 듯.
재무부차관 3개월 동안 이승윤 장관과 명「콤비」가 되었고 경제관료가운데 가장 책을 많이 읽는 사람으로 꼽히고 있을 만큼 해박한 조견을 가지고 있다.
김종은 여사와 2남2여를 두었으며 독서 외에는 특별한 취미가 없는 편.

<기획원서 잔뼈 굵은 「예산통」>
건설부장관 김주남씨
조용한 성품의 대기만성형 「타입」이다.
모든 일에 서두르지 않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일을 처리한다. 기획원 예산국에서 잔뼈가 굵어 예산국장과 기획차관장을 지낸 「예산통」이다.
건설부차관 5년3개월을 묵묵히 견디다 경기도지사로 잠시 지방행정을 체험하고 다시 건설부장관으로 금의환향한 것이다. 소주를 즐기는 서민형이며 취미는 낚시와 등산.
일에 있어선 꼼꼼히 따지지만 아랫사람들에겐 무척 따뜻하다. 화내는 것을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늘 온화한 얼굴이다(강원도 강릉출신).

<제약회사경영, 보사위원 역임>
보사부장관 천명기씨
얌전하고 부지런한 성품. 당초 서울대 법대 졸업 후 에는 제약회사를 경영하다가 3, 5대의원과 교통차관을 지낸 실형 천세기씨가 사망하면서 지역구를 인계 받았다. 7대 경기도 여주-양평구에서 첫 선거를 치러「5·16」주체인 이백일씨에게 패배했으나 8대에서는 이를 설욕, 국회에 진출한 후 9대에서는 공화당의 오치성씨와 함께 무투표 당선까지 하는 행운을 잡았다.
정당출발은 민주당신파 홍익표씨 직계. 9대 때 홍씨 출신구와 천씨 선거구가 합병되자 홍씨가 출마를 사양하는 선배의 은혜도 입었다.
신파의 인연으로 70년 대통령 선거 때 김대중 후보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8대에서는 농수산위, 9대에서는 보사위, 10대에서는 재무위를 맡았다.

<37세 때에 도백지낸 실력파>
교통부장관 고건씨
서울대학교에 재학 때는 총 학생회장을 지냈고 졸업 후 고등고시에 합격한 실력파 37세 때 전남지사로 부임해「젊은도백」이라는 별명을 들었으나 나이 먹은 부하들과 쉽게 인화를 이루어 명지사란 평을 들었다.
지사재직 중 깨끗한 광주를 만들기 위해 매일새벽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누빈「에피소드」가 있다.
내무행정을 오래 맡아「움직이는 지방사전」이란 별명을 듣고있는 고 장관은 이번 상공으로 입각한 서석전 장관과 서울대 동창에 동갑인 사이. 전북대총장을 지낸 고형곤씨의 아들.전남지사 때와 청와대수석비서관을 지내면서 집안의 돈을 타다 쓰는 청렴파로도 유명했다.

<집념강한 종교인...의원경력도>
체신부장관 김기철씨
1m80cm의 6척 거구인 김장관은 일을 치밀하게 해내는 편.
착실한 「가톨릭」 신자로 매주 성당에 들르는 것을 빠뜨리지 않고 천주교전국평신도회 회장으로 종교강연을 자주 한다.
29세 때 충북 충주에서 제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고 3, 5대 민의원 때는 정무차관을 지내 일찍 행정경험을 쌓았다.
3대 때는 자유당으로 당선됐으나 5대 때 민주당공천을 받았고 한때는 민주구락부대변인을 지냈다.
집념이 강하고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끈질기게 밀고 가는 힘을 인정받고 있다.
공사구별이 뚜렷하고 정치활동을 할 때는 강직하다는 평을 들었다.
취미는 화초 기르기와 붓글씨·독서. 부인 김현주 여사(56)와의 사이에 3남3녀.

<과기계기관장 역임, 육사 13기>
과기처장관 이정오씨
신임 과기처장관으로 발탁된 이장관은 요즘 들어 과학기술계에 두각을, 나타낸 새로운 인물이다.
한국과학원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연구기관 통폐합을 통해 지난달 2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소장· 한국과학원장· 과학재단이사장 등 3개 기관장을 겸직으로 맡았었다.
3개 기관장이 된지 꼭 11일만에 한국의 과학기술계를 이끌어갈 장관에 발탁됐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육사13기졸·서울대문리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터프츠」대학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인 강옥향여사와 2남1여를 두고있으며 취미는「프로」급의「테니스」.

<외교관 지낸 남북적 한국대표>
통일원장관 이범석씨
남북적십자회담의 한국 측 대표로 남북협상에 경험이 많아 적소에 기용됐다는 평.
한적 청소년부장 등을 거치는 등 적십자에서 오래 활약하다가 외무부에는 61년에서 기관으로 들어왔다.
한적 대표시절 적극적인 태도로 북한측을 수세에 몰아 넣기도 했는데 북한측대표가 정치적인 장광설을 늘어놓을 때는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자리를 비워 북한측 의도를 좌절시키기도 했다.
인도대사시절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십분 발휘, 인도정계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으며「인디라·간디」수상 아들「산자이」씨와도 가까운 편.
국무총리서리였던 이윤영씨의 사위.
부인 이정숙(51)여사와의 사이에 1남4녀.

<영어에 능통하고 기억력비상>
무임소장관 최광수씨
고시 7회 출신의「베테랑」외교관. 한일국교 정상화 때 대일 외교의 주무과장으로 활약했다.
주미대사관 참사관 때 김일성 광고가 미국신문에 나는 통에 소환됐으나 오히려 당시·최규하 외무장관의 특별보좌관으로 주한미군감축에 따른 한미교섭실무 책임을 맡아 더 큰일을 해냈다.
수치가 조직적이고 기억력이 비상해 고 박대통령의 외국요인과의 회담록을 별 「메모」도없이 거의 녹음하듯이 작성해 내곤했다. 국가원수의 영어통역 뿐 아니라 영어연설작성능력도 대단하다는 주변의 얘기. 3O대에 국방부차관보와 차관을 지내면서 겸손한 「매너」로 군 장정들과 좋은 관계를 맺었다. 이것이 최 전대롱령의 비서실장을 지낼 때 큰 자산이 되었다.
부인 오문자 여사와의 사이에 2남. 취미는 독서.

<통대사무총장 지낸 선거베테랑>
서울시장 박영수씨
통일주체국민회의 사무총장을 맡기까지는 치안국장·내무차관·부산시장 등으로 내무부에서 오래 일을 했다.
2년여만에 대통령선거를 세 번이나 치르면서도 조금의 빈틈도 없었던 것은 그의 치밀한 성격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큰일부터 작은 일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챙기는 성격이다.
특히 10·26이후에는 통대에 대한 평가절하 때문에 대의원들이 지역에서 푸대접을 받은 일도 많아 불평과 동요가 적지 않았으나 이를 수습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거의 만점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그의 노심도 적지 않았다. 통대에서의 세 차례에 걸친 대통령선거로 선거에는 가위「베테랑」이 되었다.
2년 반전에 상처를 해 현재는 독신. 슬하에 3남2녀. 취미는 독서와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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