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의 위기 극복에 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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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두환 대통령은 일본의 월간지「쇼꾼」(제군)과의 단독회견에서 80년대라는 시대는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커다란 위기의 연대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위기에 대비해 『국민이 단결하여 이룩한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국민을 선도해 나감으로써 비로소 국민의 생존권을 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쇼꾼」 10월호에 14「페이지」에 걸쳐 실린 이 단독회견은 지난 8월7일 하지 편집장 촌산경일씨가 서울의 국보위 상임위원장실에서 2시간에 걸쳐 가진 것이다.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한국인에겐 민주주의가 맞지 않는다는 의미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간에 우리 나라 지도자들이 민주주의를 우리 국정에 맞게 적절히 운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미국망명생활이 길었던 이승만 전대통령은 미국에서 몸에 밴 민주주의를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려고 했고 장면씨도 그랬다.
이조5백년과 일본의 식민지를 거쳐 해방된 뒤 바로 동란을 겪은 나라에 하루아침에 구미식의 민주주의를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김대중은 민주주의 신봉자가 아니라 공산주의 사상이 뿌리 깊이 배어있는 인물이다. 지난 5월17일 비상조치를 취해 그를 연행하지 않았더라면 닷새 뒤인 22일 전국에서 일제히 소란을 일으켜 한국사회의 질서가 무너지고 말았을 것이다.
김은 한국의 민주발전을 위해서도, 그리고 경제발전과 국민의 도의심을 위해서도 커다란 방해요소라고 할만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현실을 모르는 외국인이 민주구세의 투사처럼 생각하더라도 그는 위선자이고 거짓말쟁이이며 3천8백만 한국인의 안전을 정면에서 위협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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