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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로 전염 안 돼 … 혈액·침·땀 직접 접촉 땐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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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보인자마에서 소녀들이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유니세프가 제작한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로파 로이터=뉴스1]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리는 에볼라는 지난 2월부터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3개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1967년 독일 미생물학자 마르부르크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강에서 처음 발견해 이름 붙인 이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최고 치사율이 90%에 달하는 만큼 검증되지 않은 오해도 많다. 다음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에볼라에 대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일문일답.


 Q. 감염되면 바로 사망하나.

 A. 아니다. 에볼라의 치사율은 최고 90%에 이른다. 그러나 서아프리카 3개 국가의 보건당국은 많은 감염 환자들이 회복하고 있어 현재 치사율을 70% 정도로 보고 있다. 환자들이 발병 즉시 병원을 찾아 탈수를 막는 치료를 받은 것이 주효했다는 게 설명이다.

 Q. 같은 공간에 머물러도 감염될 수 있나.

 A. 아니다. 에볼라는 공기를 통해 전파되지 않는다. 원숭이·침팬지 등 동물이나 사람의 혈액과 침·땀 등 분비물에 직접 접촉할 경우에만 감염된다(동물 간에는 호흡기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에볼라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바이러스균이 체내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입맞춤, 성관계로도 전염될 수 있다. 음식과 물로는 전염될 수 없다.

 Q. 잠복기가 3주 정도로 매우 길다고 하던데.

 A.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짧으면 2일에서 길면 3주로 감염자마다 다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평균 잠복기가 8~10일이라고 밝혔다.

 Q. 초기 증상이 다른 전염병과 비슷한가.

 A. 그렇다. 에볼라에 감염되면 초기엔 열·두통·근육통 등을 호소한다. 말라리아·장티푸스·콜레라 등 다른 질병들의 초기 증상과 유사하다. 현재로서는 진단 검사를 받아야 에볼라 감염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에볼라 환자는 이후 구토·설사 등을 반복하고 눈·귀·코 등에서도 출혈이 생긴다. 결국 혼수상태, 뇌출혈로 발전해 사망에 이른다.

 Q. 과거에 에볼라가 발병·확산됐을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A. 이전에 에볼라가 창궐한 곳은 콩고·우간다 등 아프리카에서도 고립된 국가들이었다. 그러나 이번 에볼라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기니·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는 국내외로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국가들이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발병 지역 주민들이 감염 환자를 격리 수용하는 것을 ‘사망 선고’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은 감염된 가족들을 그냥 집에 두거나 무당에게 치료를 맡기기도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Q. 치료방법이 전혀 없는 건가.

 A. 현재까지는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전무하다. 에볼라 감염 초기에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수분을 보충하기 위한 수액과 혈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항응혈제(혈액의 응고를 막는 물질)를 투입하는 방법이 그나마 효과적이다. 에볼라는 처음 발견 당시 아프리카 지역에 국한된 바이러스였기 때문에 백신 연구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이 없었다. 캐나다 제약회사인 테크미라는 최근 에볼라 백신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중단시켰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다음달 에볼라 백신을 인체에 투여하는 시험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인데 빨라도 내년 1월에 백신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Q. 잠복기에 있는 사람에게도 전염되나.

 A. 아니다. 증상이 없으면 전염성도 없다고 봐야 한다. 에볼라에 감염된 사람이라도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다. 따라서 잠복기에 있는 환자로부터는 전염되지 않는다. 에볼라 감염 증상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사람과 직접적으로 접촉해야만 감염될 수 있다. 그것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에볼라가 다른 점 중 하나다. 사스는 잠복기에도 전염된다.

하선영 기자

[사진 뉴시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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