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 범종의 건재를 바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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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앙일보 25일자(일부지방 26일자)에 보도된『신라의 소리 잃은 상원사 범종』제하의 기사를 읽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 국내 최고종(서기 724년)을 소중하게 여겨왔고 또 그 연구를 넣어서『신라의 범광』-책의 출판을 평생 소원해 온 필자이기에 이 기사를 그대로 곧 받아들 일수는 없었다.
그것은 필자 자신이 해방 후 수십 년 이종과 남다른 인연을 맺어 그 안위에 큰 관심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또 6·25동란 후에는정부에 건의하여 안전 장소에 종각을 신축하고 종을 옮기던 바로 그날 한국미술사학 학원들이 상원사릍 찾아 환희한 바도 있었다.
그후 70년대에 들어서는 추영호교수(단국대)에 의해 이 종의 파손 사실이 처음 확인됨으로써 문화재위원회에서 관리 봉책이 심의되었고 이어서 타종 중지가 지시되었으며 마침내 서울대 공대 염영하교수 (현재한국범종연구회장)에 의한 정밀검사와 그에 따른 조리가 바로 작년 8월에 모두 완료되었기 때문이다. 그 날 필자 또한 한강으로 뛰어가 수리된 이종을 자세히 강대할 수가 있었다.
그 직후 염박사는 수리내용을 자세히 기록하여『범종』제2호(97년12월 출간)에 발표하고 그 속에서 수리 전후(곧 파손상태와 수리후)의 예상된 울림수의 변환수치를 밝힌바 있었다. 그리고 염박사는 따로 이 수치는 정밀과학 기재로 측정한 결과이며 인간의 청력으로는 음색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증언한바 있었다. 사실 그 날 현지에서 여러 차례 이 종을 울리면서 종소리에 변화가 생겼다고는 아무도 감지하지를 못하였으며 또 그 후 그같은 말을 듣지도 못하였다.
다음에 이종에 책동병이 새로 발생하였다는 보도 또한 필자가 오랫동안 우리 나라 고대금속복구를 연구해온 결과로 미루어서도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염박사의 최근 확인에 따르면 이것은 종의 용접 부위에 형성된 얇은 산화막인데 그것은 칫솔로 쉽게 제거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끝으로 우리의 국보인 이 국보종의 건재를 기원하며 앞으로 뎌욱 그 보호에 유의할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 그것은 고문화재의 보호란 꾸준한 연구와 적절한 수리와 평상 관리 등이 모두 갖추어져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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