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1차 방어 성공|KO 펀치 끝내 불발…아로살에 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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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KO왕 김태식(23)이 혈전 끝에 판정승으로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프로·복싱」 WBA(세계권투협회) 「플라이」급 「챔피언」 김태식은 29일 밤 장충체육관에서 가진 1차 방어전에서 도전자인 「필리핀」의 「아르넬·아로살」(22·동급 7위)에게 지나친 KO승만을 의식, 무모할 정도로 큰 주먹을 남발하다시피 했으나 심판 전원일치로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김태식은 10연속 KO승에 제동이 걸렸으며 14승(11 KO)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일본의 「모리따」 주심은 1백46-1백42, 부심인 일본의 「우고」는 1백48-1백41, 「인도네시아」의 「마노치」도 1백45-1백42로 모두 김태식의 일방적 우세로 판정했다.
이날 대전은 시종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경기양상으로 일관, 「챔피언」과 도전자가 바뀐 듯 했다.
김태식이 열세인 「라운드」는 6·10·11·15「라운드」뿐이었다.
김은 초반부터 저돌적으로 「아로살」을 밀어 붙였으나 너무 큰 「펀치」를 노려 「미스·블로」가 많았다.
왼손잡이 「아로살」은 엄청난 힘에 눌려 오른손 「잽」이나 「스트레이트」를 치고 재빨리 피하거나 머리를 크게 숙여 피하느라 급급했다. 김태식은 4회에서 공격이 여의치 않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며 「아로살」의 안면·복부·팔 등을 무차별 가격하다 머리를 숙이는 「아로살」과 크게 부딪쳤다. 이때 김은 왼쪽 위 어금니 뼈를 크게 다쳤고 「아로살」은 왼쪽 광대뼈가 있는 안면을 찢기었다.
5회에서 「아로살」은 상체를 숙이다 「모리따」 주심으로부터 감점을 선언당했다. 김은 중반에 들어 주춤하는 사이 「아로살」의 반격을 받아 짧은 「펀치」를 안면에 허용, 10, 11회엔 열세에 몰려 힘의 한계가 왔는가하는 불안감을 주기도 했으나 12회에선 밀고 들어오던 「아로살」의 안면에 왼손 「훅」을 명중, 비틀거리는 사이 마구 소나기 「펀치」를 퍼부어 「그로기」 상태에까지 몰고 갔다.
마지막 15회에서 두 선수는 서로 엉겨 난타전을 전개, 가장 박진감을 보였다.
후련한 KO승을 기대한 관중들은 KO로 승패는 갈라지지 않았으나 「챔피언」의 폭발적인 경기에 박진감을 느껴 잠시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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