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보다 오래된 회국 대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문화재연구소 경주고적발굴조사단 (단장 조유전)은 29일 지난 79년 4월23일부터 시작된 경북 월성군 양배면 용당리 소재 감은사지(사적 제31호)발굴에 대한 최종 보고를 발표했다.
이 발굴조사에서 조사단은 강당전체의 초석과 기단·지대석을 찾아냈으며 강당후면의 기단·갑석·면석·지대석등을 거의 완전한 상태로 발굴, 이 절이 남북70m·동서76m 길이의 대규모 사찰로서 통일신라 초 설립 당시부터 신라가 망할 때까지 신라의 국가적 대찰 가운데 하나였음을 확인했다.
또 그 동안 기와 6백87점, 토기17점, 청동제 유물초점, 장식류 12점등 모두 1천1백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는데 이들 중 청동제 반자와 풍탁은 국보급문화재로 평가되고있다.
특히 감은사는 신라 쌍탑식 가남 배치의 전형으로 현존 불국사보다 앞서는 양식이며 금당의 기단내부에 공간을 마련한 특이한 석조구조와 동쪽으로 구멍을 냈던 흔적으로 미루어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 절을 세웠다는 『삼국유사』의 기록과 일치함을 확인했다.
국보급으로 평가되는 반자(지름 32cm·높이 7.2m)에는「지정 십일년」(고려 공민왕 즉위 1351년)이라는 제작연대와 함께 모두 75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판독결과 이 반자는 고려말 동해에 출몰하던 왜구가 감은사를 습격, 절에있던 반자·소종·금구 등을 탈취해감으로써 새로 제작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것으로 지금까지 막연히 고려말까지 존재했으리라 추론되어왔던 감은사가 고려 공민왕 때까지 분명히「감은사」라는 이름으로 존속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고려말기의 감은사는 행정구역상 계림부에 속해 있었다는 사실 등을 알 수 있게됐다.
또 함께 출토된 청동제 풍탁(높이 28cm·지름10.7cm)은 지금까지 출토된 예가 전혀 없는 통일신라시대의 대형 풍탁으로 이 시대의 건물 풍탁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문화재관리국은 발굴조사가 완전히 끝나는 대로 정화계획을 세워 부근민가를 철거하고 유물을 노출시키는 등 대규모 정화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