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신고된 남변 지하실서 시체로|아내가 독살후 암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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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실종 63일만에 자기 집 지하실에서 암매장된 시체로 발견된 송귀철씨(38·부동산소개업)는 부인 김명자씨(35)에 의해 독살됐음이 경찰수사로 밝혀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16년전 결혼한 남편 송씨가 평소 유흥가 등지에서 돈을 낭비하고 가정을 돌보지 않는데 불만을 품고 지난 3월15일 새벽2시쯤 남편이 평소 복용하는 간장약2알을 면도칼로 잘라 「캅셀」속 의약을 털어낸 뒤 청산가리를 대신 넣어 준비했다가 술에 취해 귀가한 송씨에게 먹여 독살시킨 뒤 시체를 집 지하실에 묻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지난3월18일 송씨가 3월15일 빚을 받으러 집을 나간뒤 돌아오지 않는다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었다.
김씨는 또 범행 흔적을 없애기 위해 송씨가 묻힌 지하실 바닥을 「콘크리트」하기로 마음먹고 남편이 실종된 뒤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지하실에 가내 봉제공강을 차린다고 소문을 내고 지난 10일부터 삼익연립주택 현장인부 윤윤철씨(50·경기도 부천시송내상동264)를 시켜 지하실 개조작업을 해왔는데 15일 상오8시30분쯤 지하실바닥을 고르던 인부 윤씨가 바닥이 빈 것 같은 소리가 나 흙을 파다 송씨의 시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시체검시를 한 결과 송씨가 멜빵으로 묶여 운반된 흔적이 있고, 맨발에 평소 집에서 입던 「러닝·셔츠」와 「트레이닝」바지만 입은 상태로 묻혀있는 점, 머리 위에 별도로 외출복인 양복과 구두가 함께 묻혀 있는 점, 송씨의 유흥가 출입을 두고 부인 김씨와 자주 다퉜다는 이웃의 이야기 등으로 미뤄 범행이 집안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 부인 김씨를 조사한 끝에 16일 하오6시쯤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남은 청산가리와 시체운반에 사용된 멜빵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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