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강권한 농협|이익배당은 감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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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농협이 농민들의 자발적인 출자를 얻지 못하고 무리하게 가입을 권유, 출자금을 거두면서도 출자금에 대한 배당은 형식에 그치고있어 농민들의 불신감만 높이고 있다.
최근 결산송회를 끝낸 전국 대부분의 단위농협은 평평균 이익 배당율이 2∼10%로 은행금리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개중에는 「적자」로 전혀 배당을 못한 단위농협도 많다. 배당금도 대개는 「총회결의」로 이를 재출자토록해 실제 많은 농민들은 배당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있는 실정.
농협의 제도적인 가입유도로 마지못해 3만∼10만원씩 소액을 출자해놓고 있는 농민들은 이같이 유명무실한 이익배당때문에 자신들이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농협운영에 더욱 무관심해지고 농협은 농민들로부터 멀어지고있다.
경기도광주군내 11개 단위농협은 79년도 결산에서 1∼3.7%이익배당을 결의했으나 실제 조합원들에개는 한푼도 지급되지 않았다.
「형식적인 배당」은 전국어디서나 마찬가지. 충북 중원군 관내 14개 단위농협의 경우 도지부가 지시한 10%선의 출자배당을 한곳은 단 한군데도 없고 최하 1.3%(이류·주덕조합)에서 최고 8.1%(충주조합)에 그쳤다. 강원도 명주군관내 10개 단위농협은 평균 4.8%를 배당했으나 그중 아산·구정 2개조합은 적자로 한푼도 배당을 못했다.
충남도내 1백81개 단위농협의 평균배당율은 5.1%. 그중 아산 낙치·서천 기산·금산 군북등 3개 단협에서는 역시 「적자」로 배당을 못했다. 전북에서는 1백66개 단위조합가운데 임실 덕치, 완주 동상을 비롯한 15개 조합이 배당을 못했다. 2백31개 단위농협이있는 경남에서도 평균배당율은 은행금리 24%의 3분의1도 안되는 7·7%. 그나마 대부분 재출자 권유로 현금배당을 한곳은 없었다.
이같이 형식적인 배당금마저 대부분 「총회결의」를 빌어 재출자로 돌러버려 농민들은 막상 자신들의 출자금이 배당을 받게된것도 모르기 일쑤.
경기도 양주군 주내면 산배리 송삼봉씨(47) 는 지난73년 농협에 가입한 뒤 아직 한번도 이익배당을 받은적은 없고 다만 지난해 『출자금4만1천원에 대한 배당금1천5백원을 재출자하도록 했다』는 통보와 함께 농협으로부터 낫1자루를 기념으로 받았다. 송씨는 산배리 주민 2백70가구 가운데 90가구가 조합에 가입하고있으나 이익배당이 있다는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다만 눙협이 다른 사업이나 농촌실정에 맞개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맡했다.
경기도 시전군 소래면 도창리 산1 이영주씨(51)는 10여년동안 배당얘기는 들어본적도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10%를 출자금으로 가산했다는 통보만 받아 그런것이 있는 줄을 알았다고 했다.
현재 농협의 이익배당은 당해연도 조합의 순익중에서 적립금·이월금등을 제한 50%범위 안에서 총회결의에 따라 현금으로 지급케 되어있다.
그러나 대부분 단위농협이 ▲규모가 영세하고 ▲시설차입금등 부담이 많은데다 ▲운영부실로 이익율 내지못해 형식적인 배당을 하고있는것. 그나마 출자금을 늘리기 위해 배당금을 증자분으로 돌려 재출자케 하고있다.
농협은 해마다 농민들의 출자목표액을 정하고 이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자발적인 가입은 거의 없는 형편. 일반대출, 추·하곡수매, 농약·비료판매, 농작물 계통출하등 농협의 사업을 통해 일정비율의 출자금을 공제하거나 의무화시켜 자금을 모으고있다.
이같은 반강제적인 출자때문에 농민들과 농협간에 심심찮게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충북진천군백곡면 백곡단위조합은 10만원 대출에 5천원을 공체, 출자금으로 적립시키고 있으며 비료1부대에도 1백∼2백원씩 출자금을 거둬 농민들의 불평이 크다.
지난3월 공주군 우성단위농협에서는 요소비료를 팔면서 출자금 명목으로 정부고시가보다 3백원이 많은 1부대에 3천9백68원을 받고 복합비료에도 1부대에 3백원씩 출자금을 얹어 받아 농민들이 비료구입을 거부하고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충남 홍성군관내 농협에서도 비료판매에 부대당 3백∼5백원씩 출자금을 강징, 농민들의 불만이 높다.
전남 승주군 서면 선평리 허연구씨(47) 는 16일 요소비료 16부대를 사면서 2천원의 출자금을 뗐다고 말하고 『이렇게 강제로 출자를 시켜놓고 은행금리에도 못 미치는 배당을 하다니 대체 무엇을 하는 농협인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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