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에 한의대 설치키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립대에 한의과 대학을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현재 30병상 규모인 국립의료원 한방부가 4백병상 규모의 국립한방병원으로 확대 개편된다.

보건복지부는 14일 한의학계에서 국립대 내 한의과 대학 설치를 요청함에 따라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주요 국립대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의학계에서 서울대에 한의과 대학을 신설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해 (서울대 측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서울대 의대가 반대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방 국립대 중에는 한의과 대학 유치를 희망하는 곳이 있다"면서 "복지부는 유수한 국립대에 한의과 대학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대에 한의과 대학이 생기면 서양의학.중국의학.일본의학 등과 구별되는 한의학의 정체성이 확립돼 한의학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이 같은 계획을 지난 4일 올해 정책 과제에 포함시켜 노무현 (盧武鉉)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와 관련, 교육인적자원부 김원찬 대학행정지원과장은 "보건.의료 분야 대학 정원 증원은 교육부와 복지부가 협의해 결정한다"며 "한의과 대학 설치 문제도 우선 대학에서 교육부에 신청하면 인력 수요.공급 문제를 감안해 복지부와 협의,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대 한의과 대학 설치 문제는 10년 전부터 한의사협회가 요구해 온 것으로, 2001년 공주대가 복지부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로비를 했다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유야무야됐다가 이번에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복지부는 당시 공주대에 한의과 대학을 설립하는 게 타당하는 의견을 달아 교육부에 추천했으나 다른 대학이 강하게 반발하자 교육부가 이를 백지화한 바 있다.

한편 복지부는 국립의료원을 국가중앙병원으로 확대 개편할 때 4백병상 규모의 국립한방병원을 만들기로 했다.

신성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