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북괴와 관계 개선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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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김두겸 특파원】78년5월의 중공 주석 화국봉의 평양 방문 이후 북한이 친 중공 세력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는 소련은 최근 소-북한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은 북한과의 본격적인 관계 조정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2월26일 「그로미코」 외상과 김재봉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간의 이례적인 회담을 열었고 파산 상태에 있는 북한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거액의 원조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모스크바」 주재 유력 서방 소식통이 3일 동경에서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중월전쟁에서 중공을 지지했고 「아프가니스탄」 사태에서 소련지지 서명에 거부함으로써 「루마니아」와 함께 소련으로부터는 「이단자」 취급을 받아왔으나 북한을 더 이상 중공 쪽으로 기울게 하지 않기 위해 중공이 만들지 못하는 최신 무기 제공을 미끼로 하는 회유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련의 한반도에 대한 기본 방침은 북의 통일 노선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한이 이번 대화에서 독일식의 공존 방식을 모색한다고 해도 이젠 이에 상관 않기로 방침을 바꾼 것 같다』고 전했다.
소련의 관심은 역시 주한미군의 존재이고 주한미군이 한국에 계속 주둔하고 있는 한 한국정부를 미군이 보호하고 있는 정권으로 규정 짓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소련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팀·스피리트 80」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분간은 남북 회담의 진전과 주한미군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태도를 취할 것으로 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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