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가 도심을 관통…주민생활 큰 불편 광주역 이전 어찌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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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5년 전부터 추진돼온 광주역 이전사업이 올해는 착공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호남의 중추도시인 광주시는 도심으로 관통하는 철도로 주민생활에 불편이 많고 도시발전에도 큰 장애를 받고있습니다. 광주역의 이전계획을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김원석<32·광주시 동구 학1동>
광주시내에는 철도 23.7km가 관통하고 있다. 철도 건널목만도 22개소(1종 13개, 4종 9개소)나되며 하루 68회나 열차가 통과한다.
이 때문에 도심의 교통이 막히기 일쑤며 도시발전의 큰 장애요소가 돼있다.
또 어린이들이 건널목이나 철로 위로 마구 뛰어 다니는 일도 많아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 뿐 아니라 철도가 지나는 지역이 대부분 학교지대로 철로 변에 10여 개 학교와 주택이 들어차 3만여 학생들과 1만여 가구주민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30∼40분마다 한번씩 지나가는 열차소음에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더구나 극악역에서 효천역에 이르는 18km의 철도연변 양쪽 30m까지의 33만평이 78년8월부터 건설부의 시설녹지로 묶여 건물의 신축은 말할 것 없이 증·개축도 전면 금지돼 주민들이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는 광주시가 5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벌인 도시개발사업 때문이었다. 광주역이 현 위치로 이전된 것이 69년7월25일이고 다시 이 역의 이전사업이 75년부터 추진됐으니 불과5∼6년만의 일이다. 광주시는 당시 대금동 현 광주소방서 자리에 있던 광주역이 도시팽창과 함께 시내 중심 가에 들어가 교통혼잡과 함께 도시발전을 저해한다며 철도청에 이전을 요청, 현재의 중흥동 611로 역사를 옮겼던 것이다.
그때 광주상의는 현재의 북 광주역 자리로 광주역을 이전하고 효천∼북 광주역을 연결하는 철도를 신실하여 광주역·남 광주역과 이를 연결하는 우회선로를 없앨 것을 건의했었다. 그런데도 광주시 계획대로 광주역이 이전돼 바로 이 광주역이 이전 전의 구 광주역과 똑같이 도심 한가운데에 들어서게 됐다.
이 때문에 광주역을 이전해야한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나오고 광주시도 75년 2월 24일 건설부의 승인을 받아 도시계획 사업의 하나로 역 이전 계획을 세웠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사업비 2백억 원을 들여 올해부터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지난해 10월 철도청과의 협의과정에서 새 역의 위치와 국고보조문제 등에 견해차이를 보여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역의 위치에 대해 광주시는 ▲현 송정역 북쪽 2km지점인 소촌리·신계동에 새 역을 만들어 이 역과 광주시 중심부(광천동)를 노폭 80m로 연결하고 ▲현재의 광주역·북 광주역·극악역·남 광주역·효천역 등 5개 역은 폐쇄하되 ▲경전선은 남평역에서 노안역까지 12.2km의 철도를 부설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철도청은 철도의 운영 및 재정상태를 고려하여 ▲현 송정역을 확장하여 여객취급 역으로 사용하고 ▲화물대단위 취급 역으로 확장 계획 중인 효천역(또는 남평역)과 송정역을 연결해 광주시 역의 4개 역을 폐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철도청은 광주시 안대로 송정역 북쪽 2km에 신 역을 건설할 경우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경전선을 타고 온 승객 중 목포 등지로 가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이 반대방향인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오던 길을 내려가야 하는 모순 등 철도운영에 문제가 많아,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광주시는 철도청 안대로 할 경우 광주시 인구가 1백50만 명이 돼 광주·송정·나주의 단일도시화가 예상되는 2천년 대에 가면 또 이번과 같은 역 이전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재원 염출 문제도 광주시는 광주시내 철도폐쇄에 따라 생기는 철도부지·시설물을 매각하고 부족 분을 국고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철도청은 철도부지 매각대금만으로는 이전예산에 크게 모자라고 부족 분을 메울 재원마련이 어렵다고 난색을 보이고있다.
철도청은 전주역 이전사업도 공사비 1백80억 원 중 75억 원을 국고지원 했는데 또 이 같이 많은 국고지원을 해야하는 사업을 선뜻 착수할 수 없다고 말하고있다.
▲철도청 함길 시설국장의 말=광주역은 이전되어야 하나 많은 국고지원이 있어야하므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사업을 착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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