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인 자리·DMZ에 앉았다"농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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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약 50분간 「리셉션」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이 사람 저 사람과 환담을 나누었다.
『몸이 상당히 불었는데 운동을 좀 하셔야 되겠다』는 김종필 총재 말에 이태영 여사가 『복권이 돼야 운동을 하죠」라고 거들어 모두 웃었다.
건배를 들 때 한 참석자가『무엇을 다짐하는 잔이냐』고 묻자 김영삼 총재 등은 웃기만 했고 김종필 총재는『우리 나라 역사를 만들자는 다짐』이라고 대답.
『왜 김씨들만 모였느냐. 정씨도 끼어 보라』는 한참석자의 농담에 정전국 회의장은 『정씨는 한문 성씨로 볼 때 한 사람이 받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대통령이 될 테니 대통령은 안 된다』고 농으로 받았다.
참석자들은 장소를 옮겨 온돌방에 마련된「디너·테이블」로 가 13「코스」의 중국음식을 들었다.
「호스트」인 김 동아일보 회장을 가운데로 좌우에 김종필·이태영씨가 앉고 맞은편에 정 전 의장과 좌우로 김영삼 총재 등이 착석.
좌석배치를 보고 「버니」주한「캐나다」대사가 『정 의장이 전략적 자리에 앉았다』고「조크」를 건네자 한 참석자가『그분은 지금 DMZ (비무장지대)에 앉아있다』고 했고, 정 전 의장은『중립지대에 내가 앉아있다』고 대답.
김종필 총재는 만년필을 꺼내 「메뉴」지에 『비리법권천』이라고 썼는데 한 대사가 뜻을 묻자 『잘못은 이치를 이기지 못하고 법은 권력을 이기지 못하며, 권력은 하늘을 거역하지 못한다』라고 실명.
「글라이스틴」대사가 『미국의 대통령 후보자들은 정책도 중요시하지만「스타일」도 중요시한다』고 하자 「버니」「캐나다」대사는 『후보자들이 너무 인기에 역점을 두어 「스타일」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한마디.
이날 한 인사는 「크라운」승용차로 먼저 기념관에 들어갔고 이어 김영삼 총재가「그라나다」로, 김종필 총재가「슈퍼·살롱」을 타고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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