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죽여 20일 숨겨|아이못낳는다는 구박에 앙심범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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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관악경찰서는 23일 아기를 낳지 못한다고 구박하고 다른 여자와 사귄다며 남편 임동은씨(27·서울봉천본동158·강남전자대리점기사)를 목졸라 숨지게한뒤 토막을 내 버린 김춘자씨(24)를 살인·사체유기등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에 사용한 부엌칼·면도칼·이발용가위·「머플러」등을 압수했다.
김씨는 지난3일 상오 2시40분쯤 술에취해방에서자고있던 남편 임씨의 입을 수건으로 틀어막고 「머플러」로 목졸라 숨지게했다.
그후 김씨는 냄새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방문을 안으로 걸어 잠그고 「테이프」로 문틈을 막은뒤 이날 하오2시부터 부엌칼·면도칼 등으로 임씨의 시체를 15토막 냈다. 김씨는 이튿날인 4일하오6시쯤 토막낸 팔과 다리의 살점을 골라내 신문지에 싸서 이웃집 쓰레기통속에 버리고 21일하오3시쯤엔 팔·다리뼈등 8토막을 신문지에싸 봉천본동하천가에 두차례에걸쳐내버렸다.
나머지 7토막은「비닐」과 헝겊으로 6겹으로 싸 머리는「비닐」로 된 「쇼핑백」속에 넣어 방안 TV「세트」뒤와 방안 이불장속등에 감취놓았다.
경찰은 22일 상오11시쯤 주민들로부터 신문지에 싸 하천가에 내버린 팔·다리뼈등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끝에 김씨를 검거했다.
범인김씨는 78년8월 결혼했으나 작년 11월말부터 아기를 낳지못한다는 이유로 남편임씨가 구박을 심하게하고 잠자리를 멀리하는데다 다른 여자와 사귀어 법행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범행전날인 2일하오11시쯤 술에 취해 돌아온 남편 임씨에게 동침을 요구했으나 임씨가 이를 거절하며 혼자서 잠들자 뜬눈으로 밤을 새우던 중 『「미스최」, 「미스최」』라는 임씨의 잠꼬대를듣고 흥분, 범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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