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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이냐」「사립이냐」…「금옥여중고」난산|″국가헌납〃의 유지해석싸고 이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공립이냐』 『사립이냐』「처녀할머니」 백금옥여사가 홀몸으로 모은 17억원을 희사해 설립한 서울금옥여자중·고교(서울신정동산117)의 인가문제를 놓고 문교부와 서울시교위가 맞서고있다.
국민학교를 중퇴한 백여사는 60평생 모은 30여억원(현재50억원추산)의 전재산을 이학교를 비롯, 옥영사업에 내놓아 세상에 널리 알려졌었다.
78년4월 백여사가 학교법인 금옥학원을 설립해 금옥여중·고의 예비인가를 받아 79년2월21일 학교교사가 기공된 뒤 현재 공정 70%를 넘어섰다.
대지 1만평, 5층짜리 고교(30학급)와 4층짜리 중학교(15학급). 강당·체육관등 연건평 3천8백평에 3천여명의 학생을 교육시킬수 있는 「매머드」규모.
80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받을 계획이었던 이학교는 설립인가가 늦어져 고인의 높은 뜻도 그만큼 실현이 늦어지고있다.
그 이유는 교사가 아직 완공이 안됐다는것도 있지만 설립자인 백여사의 본뜻에 대한 문교부와 서울시교위·학교재단간의 견해차이 때문.
문교부는 설립자인 백여사가 당초 학교설립의 뜻을 밝힐때 『학교를 지어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매스컴」을 통해 발표했고 이를 법인 정관에도 명기했다는 이유를 들어 공립학교로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서울시교위와 재단측은 백여사가 당초 그렇게 말한 것은 사실이나 그 뒤 『내가 직접 학교를 운영, 학생들을 직접 교육시켜보고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수정한 사실을 들어 설립자가 사망한 지금 「고인의 뜻을 받드는 재단」에서 일단 운영한 뒤 국가에 헌납하는것이 고인의 뜻과 같다고 주장, 우선 사립학교로 인가해야한다고 맞서고 있다.
재단이사 7명중 3명(당연직 이사)은 현직시교위간부이고 2명은 서울시내 전·현직 고교장.
5세때 아버지를 여의고 12세때 어머니마저 병석에 눕자 대구공립보통학교를 5학년때 중퇴해 12세때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든 백여사는 농사품팔이꾼·백화점 점원·식당·건어물·다방 경영등으로 돈을 모았다. 백여사가 37세때 어머니가 『너를 못가르친 것이 한이다. 반드시 학교를 세우도록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백여사는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 「학교설립」이라는 일념아래 재산을 늘려갔다. 모두 30여억원쯤 모았다. 77년5월 백여사는 홀로 문교부를 찾아가 학교설립의 뜻을 밝혔다.
백여사는 재단법인 금옥장학재단, 교육전문가·학자들을 지원할 재단법인 금옥학술문화재단을 차례로 설립하고 각각 5억원·10억원을 희사했다.
교육계인사들은 백여사의 피와 땀의 결정인 이학교가 빨리 문을 열기를 기대하고있다. <정일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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