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공무원 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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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규하 대통령은 요즘 공무원 일각에 무사안일과 기회편승·부조리 등이 잔존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게 되는 것은 매우 유감 된 일이라고 지적하고 무사안일·기회 편승 등 소신 없는 공무원과 민원의 대상이 되는 공무원을 비롯해 공무상의 기밀을 누설하는 공무원을 과감히 색출하여 엄단하라고 지시했다.
최 대통령은 19일 기강확립에 관한 특별지사를 친서형식으로 전 국무위원·각 기관장·지방장관 등에게 보내 이같이 지시했다고 정부 대변인 이규현 문공 장관이 발표했다.
최 대통령은 『중동 및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비롯한 긴박한 국제정세와 북한 공산 집단의 심상치 않은 동태가 국민적인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고, 안으로는 일부 사회기강의 해이와 국제 유가폭 등에 따른 경제적 불안 등 복합적인 위기요인이 중첩되고 있다』 고 말하고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여 국기를 튼튼히 하는 것이 바로 현 정부의 사명이고 직무임을 모든 공직자는 명백히 인식하고 맡은바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역사상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비상시국에 처해 있는 만큼 추호라도 본분과 책무를 외면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옥석을 가려내어 단호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6개항으로 된 특별 지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무위원을 비롯한 각급 단위기관장은 극기의 장신을 발휘하여 자기자신의 기강을 가다듬어 모든 일에 솔선 수범할 것.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부조리는 그 요인을 끝까지 규명하여 제도 자체까지도 과감히 정비하고 특히 민원창구 및 세무업무 쇄신에 각별히 노력할 것.
▲「그린벨트」침해, 도·남벌, 무허가 건축 등 일체의 질서문란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이를 소홀히 하는 공무원은 엄히 그 책임을 물을 것.
▲절도·강도·폭력 등 범법행위와 불량식품·밀수 등 경제사범을 발본색원할 것.
▲특히 각종 단속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각급 공무원들이 본연의 임무인 단속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
▲무사안일 등의 공무원을 과감히 색출하여 엄단할 것.
최 대통령은 이상과 같은 지시내용에 대해서는 각급 기관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철저히 실천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신현확 국무총리는 이날 하오 국무회의에서 『최 대통령의 특 지시사항을 말단 공무원들에게까지 철저히 침투 시키라』고 말하고 『공무원들이 맡은바 업무에 대해 소신을 갖고 집행할 수 있도록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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