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원 동인지에도 지원금 주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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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금까지 문예잡지나 개인작품집(시집·소설집)에만 국한되던 문예진흥원의 지원범위가 올부터 넓어져 동인지도 지원금을 받게됐다. 문예진흥원은 이를 위해 새로 예산을 편성해 지원을 희망하는 전국 동인회의 신청을 받고 있다. 문예진흥원이 지급할 동인지의 내용은 시·시조·소설·희곡·아동문학·수필·종합동인지 등으로 비영리의 전국동인지가 그 대상이 된다.
문예진흥원의 동인지 발간 지원금은 지난해에 지방동인지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 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의 경우엔「삼악」「호서문학」「내륙문학」「전북수필」「갈뫼」「경북예술」등 14개지방동인지에 각각30만원씩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문예진흥원의 동인지 발간 지원금은 지금까지 소외되어왔던 동인지들에 숨통을 트는 계기가 돼 앞으로 그 활동이 활발해질 것임에 틀림없다.
동인활동은 그동안 한국문학계에 밑거름구실을 해온 것 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인지가 동인들의 주머니를 턴 자비출판에만 의존해와 꾸준한 활동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문협이 파악하고 있는 전국 동인지는 문협지부의 기관지 20개와 시 전문지 2O개, 시조 전문지 5개, 수필전문지 3개, 소설전문지 3개. 종합편집체재의 5개 등 모두 56개.
시의 경우 최근 2,3년 사이에 주로 젊은 시인들을 중심으로 한「앤돌러지」형식의 동인지가 많이 등장했다. 대개 5, 6명의 동인들로 구성된 부정기간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육성」「신감각」「자유시」「반시」등이 이런 유의 동인지들이다.
동인지 발간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제작비문제. 또 하나는 동인지등록 등의 출판법문제다. 76년 동인지 「시인회의」가 미등록 정기간행물 단속에 걸려 5만원의 벌금을 내 문단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 뒤로는 이렇다할 구체적인 규제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제약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문예지 발간 지원금은 신청을 받아 문인들로 구성된 7인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원하게된다.
문예진흥원은 대략 20여개동인지를 대상으로 하고있어 특별히 결격사항이 없으면 대부분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문예진흥원의 동인지에 대한 지원금제도는 좋으나 거기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지원금 지급이 1년에 한차례뿐이란 점이다.
1년에 2∼6회까지 발간되는 동인지가 한해에 기껏 30만원(올해는 50만원으로 인상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으로 동인지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자칫 행사로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것이 동인회의 의견이다. 종류를 확대하지 말고 가지 수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원금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순수동인지의 성격도 문제가 되고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순수동인지인지 문협의 기관지인지의 분간이 어려운데 이것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것이다. 이밖에 지원 받을 자격에 있어서 지난해엔 5회 이상의 발간실적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것도 회수를 낮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지엽적인 문제는 앞으로 개선이 되겠지만 아뭏든 관심밖에 엮던 동인지 활동에 당국이 눈을 돌렸다는 것에 문단은 우선 환영이다.

<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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