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아니고도 길이 있을 것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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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관광산업계의 「새바람」이 주는 교훈
바야흐로 고 물가시대라고 한다. 모든 것이 올라가기만 해, 모든 사람이 걱정을 하고있다.
경제적으로 보아「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겠으나 인상 아닌 것으로 그 실정을 이겨낼 방도는 없는 것일까.
그 방도를 찾아보면 없지 않을 것 같다. 우선 세계의 관광산업계의 추이에서 그 교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고유가 시대의 불황 및 경기후퇴 등을 극복해야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계관광업계는 80년대를 새로운 도약과 전환을 모색한다.
미국정부의 여객기저운임정책을 비롯해 영국「레이커」항공에 의한 범세계적인 「스카이·트레인」계획, 관광산업의 「컴퓨터」화, 여행자의 취향 변경유도 등이 그것이다.
단적으로 항공료 저임정책을 본다면 미국행정부는 이미 2년 전부터 대폭적인 저운임정책을 실시한바 있는데 이에 따라 대부분의 미국 내 항공회사는 50%할인 제를 아직 실시하고 있다.
계속 오르기만 하는 기름 값이 항공운임의 상대적인 인상을 압박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요금을 내려야한다는 역현상은 놀라운 일이다.
유가인상 때문에 미국항공사들은 작년 한해동안 무려 6억7천만 「달러」를 초과연료비로 지불해야 했다. 이 같은 인상폭이 없었던들 그들의 수익은 전년도에 비해 3억8천5백만 「달러」나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항공업계는 그들의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취항노선에서 부득이 운임을 싸게 해야 한다. 경장 비와 기름 값이 오르기만 하는 터에 운임을 내릴수록 적자는 가중되며 일부 회사는 심한 재정난에 봉착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의 존립을 위해선 이처럼 치열한 운임경쟁에서 벗어날 수도 없는 막한 입장인 것 같다.
미국 내뿐 아니라 대서양과 태평양 노선에도 이 같은 저 운임경쟁은 점차로 확대되고 있다.
한편 영국의 「레이커」항공은 보다 새롭고 과감한 경영정책을 펴나가려고 잔뜩 벼르고 있다. 지난 77년9월 세계항공사상 유례 없는 싸구려 요금으로 승객을 끌어들여 예약과 기내 「서비스」없는 이른바 선착순의「스카이·트레인」 「시스템」을 개시한 「레이커· 에어웨이즈」사는 「런던」∼「뉴욕」간을 통상 요금의 3분의1밖에 안 되는 싼 요금(왕복12만원)으로 많은 손님을 태워 날라 놀라게 했다.
종래의 까다롭고 복잡한 좌석예약이나 확인절차가 전혀 필요 없고 누구나 자유롭고 값싸게 여행을 즐기게 하는 기발한「아이디어」다.
물론 「레이커」의 이 같은 도전은 기존항공업계의 협약을 무시한다하여 국제항공운수협회(IATA) 등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고 있긴 하지만 동요 없이 오히려 「유럽」전역과 범세계적인 노선확장을 하고있다.
이「스카이·트레인」이야말로 하늘을 무대로 한「바긴·세일」시대를 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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