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대원 총맞아 순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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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9일 하오 4시50분쯤 서울 면목1동 475의95암 주택가 골목길에서 태능경찰서면일파출소소속 방범대원 이성숙씨 (23·경기도 양주군 와부면 덕소2리 204)가 20대 청년이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씨는 왼쪽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져있었으며 왼쪽 어깨 옆에는 이씨가 가지고 있던 수갑과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길이 17.5m의 주황색 손잡이가 달린「드라이버」가 놓여 있었다.
사고현장에서 20m쯤 떨어진 곳에 사는 강모양(17)은 모자가 달린 노란색「스키·파커」와 회색바지를 입고 손가락끝이 없는 강갑을 낀 20대 청년이 집앞 골목길을 뛰어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씨의 몸에서 빼낸 총알은「덤덤」탄으로 이총알은 2차세계대전 이후 국제조약에 의해 실전에서의 사용이 금지되어 왔으며 사격연습용이나 호신용으로 제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덤덤」탄은 생산되지 않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범인이 중고탄피를 구해 사제로 만들었음 가능성도 있다.
길이 1.2cm, 지름 0.7cm의 납으로 만들어진 이 탄알은 인체에 들어가면 맹독성을 일으키는 치명탄으로 비록 치명상을 입지 않더라도 사람이 죽게된다.
순직한 방범대원 이씨는 지난해 9월1일부터 방범업무를 맡았다.
근무중에는 항상 부지런해 14명의 동료들로부터「바지런한 막내」로 통했으며 나이가 제일 어려 귀여움을 받았다.
이씨는 방범활동을 시작한뒤 지난1월까지 5개월 동안 세차례나 도범을 검거해 도둑잘잡는 방범으로 통했다.
1월31일에도 도주하는 낮털이 도둑을 추격 끝에 검거해 3일간의 특별휴가를 얻었으나 휴가를 반납하고 도범검거근무를 자원한 열성파다.
지난해 10월12일에는 도범검거실적우수방범대원으로 태능경찰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71년 도농중학교를 졸업한뒤 고향인 덕소에서「페인트」상회를 경영해왔다.
이씨는 외아들로 덕소2리 월2만원짜리 단간 셋방에서 월9만원의 수입으로 부인 영숙녀씨(30)와 장남 상규군 (4) ·2남 상진군 (2)등 네식구가 어렵게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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