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즈로이스」어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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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왕년의 역도산이 「프로·레슬링」으로 돈과 명성을 아울러 얻게 되자 「롤즈로이스」차가 타고 싶어졌다. 그러나 주문을 받은 제작회사측은 「롤즈로이스」는 당신 같은 분이 탈 자동차가 아닙니다』라고, 팔기를 거부했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 「롤즈로이스」를 우리 나라에서 제일 먼저 산 것은 윤비. 1909년의 일이다.
지금 비원 안에 녹슨 채 보관되어 있는 어차가 바로 그것. 이 차는 「실버·고스트」라 하여 세계 최고라는 명예를 아직도 누리고 있는 명차다.
정식명칭은 「롤즈로이스」40/50형. 6기통에 40마력. 최고시속은 80km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1백km가 넘는다.
윤비가 탔던 이 「롤즈로이스」차를 수리하는데는 지금 적어도 6만「달러」가 든다고 한다. 그러나 고치고 나면 10만「달러」이상의 골동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감정이다.
확실히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명차다. 그리고 이 같은 명성이 하루 이틀에 생긴 것은 물론 아니다.
『가장 보수적인 천재는 혁신적인 범인보다 훨씬 더 혁명적인 신 기축을 이뤄 놓는다』-.
이렇게 「브람스」를 평한 「피터·돗즈」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동차계의 세계적인 권위인 「레오나르드·세트라이트」는 「롤즈로이스」를 찬양하고 있다.
『뭣이든 올바르게 한다면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이라도 고귀해진다』-.
이것이 「롤즈로이스」의 사시라 한다. 그러나 「롤즈로이스」는 어느 모로나 보잘것없는 차는 아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왕자의 「리무진」』인 것이다.
「롤즈로이스」는 「나사못」 하나도 자기 회사 것만을 쓴다.
그리고 거의 모든 부품을 손으로 직접 깎고 다지고 한다. 표면의 상처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대경으로 가려낸다.
이런 얘기가 있다.
「스페인」의 시골길에서「롤즈로이스」차에 고장이 났다. 하는 수 없이 차주가 지사에 연락하자 1시간도 안되어 「헬리콥터」로 기술자가 날아와서 수리해줬다.
그 후 아무리 기다려도 수리비의 청구서가 오지 않았다. 생각다 못해 차주가 본사에 문의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롤즈로이스」에 그런 고장이 생길 까닭이 없습니다. 뭔가 사무착오인가 봅니다.』
품질에 대한 이만한 자신과 「서비스」정신이 「롤즈로이스」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대영제국이 자랑하는 것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돌이켜 우리네 자동차를 본다면 제일 비싼 국산차에 조금만 더 돈을 얹으면 일반 「롤즈로이스」차 값과 맞먹는다.
그러나 그 품질이며「애프터·서비스」는(?) 아예 얘기 않는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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