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기관 종사자 28% '리베이트' 경험, 권익위 '철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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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A병원 B과장은 제약회사로부터 의약품 구매·처방 유지 청탁과 함께 약 1천 2백만원을 수수해 감봉처분을 받았다.
#2013년 C시 D보건소장은 의약품 납품업체와 함께 골프를 치고, 콘도예약을 부탁하는 등 향응 수수로 행동강령 위반처분을 받았다.
#2013년 E구 F보건소장은 제약회사로부터 법인카드를 수령하여 소파 등 총 229회 1천 9백만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해 파면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리베이트 근절을 강력히 추진한다.

권익위는 "공공보건의료기관 종사자가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의약품 구매․처방 등의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받는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보건의료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행동강령의 직무관련자 범위에 리베이트 제공 금지 업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공공보건의료기관 행동강령'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해 권익위가 실시한 공공의료기관 청렴도평가 결과에서 전체 응답자의 28.1%는 리베이트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2010.11)된 이후에도 리베이트 수수 관행이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최근 공공보건의료기관 종사자의 청렴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보건의료기관 행동강령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201개 공공의료기관 등에 권고했다.

공공의료기관은 서울대 병원,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보훈병원, 적십자병원, 산재병원, 국립재활원 등 201곳이다.

권익위는 지난 3월부터 4월에 걸쳐 공공보건의료기관(공공의료기관, 보건소 등 공공보건기관) 33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리베이트 관련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공공보건의료기관 종사자가 특정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의약품 구매‧처방, 납품계약 유지 등의 명목으로 금품‧향응을 수수하거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사적용도로 사용하는 등의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자문, 강연, 논문번역 등의 형태로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고액의 금품을 수수하거나, 대가를 받는 외부강의 등을 하고도 신고가 한 건도 없는 기관이 다수 있었다.

대다수는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에게 징계를 하지 않고 의원사직을 허용하거나, 형사절차가 진행 중이고 새로운 의사 고용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징계조치를 하지 않거나 미온적으로 처리했다.

지난해 공공의료기관의 59%, 공공보건기관의 65%가 리베이트 수수 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한 적이 없었으며, 리베이트 유형, 위반사례, 대처방법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자료도 미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약품 선정․구매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장치가 미흡하였는데, 의약품 심의위원회 설치‧운영 규정이 아예 없거나, 위원을 모두 내부직원으로 구성하고 리베이트 전력이 있는 자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기관도 있었다.

의약품 입찰 공고 시 단독품목 비율보다 성분별 경합품목비율이 낮고, 신규 의약품 구매와 관련해서도 별도의 검증절차 없이 총액입찰 방식으로 진행하거나 공공보건의 교체 시 의약품 종류를 달리 하고 신규 의약품을 임의로 선정하여 구매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권익위는 '공공보건의료기관 행동강령'을 개정, 직무관련자 범위에 리베이트 제공금지 업체를 명시하고, 리베이트의 정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공공의료기관 행동강령의 외부강의․회의 등의 신고 규정을 보완하여 ‘제약업체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대가를 받는 모든 외부강의 등을 신고대상으로 명시하는 한편, 리베이트 수수자에 대해서는 징계조치를 의무화하고 리베이트 수수를 포함한 행동강령 준수여부를 점검하도록 했다.

아울러 행동강령 준수를 위한 교육계획을 수립․시행할 때에 리베이트 수수 방지 교육을 포함하도록 했다. 의약품 등 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하되 민간위원을 적정 인원으로 구성하고 리베이트 수수 등 부패행위 전력자를 위원자격에서 배제하는 등 위원회 운영 관련 개선 사항도 함께 제시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 권고에 따라 그 동안 지속된 리베이트 수수 관행이 줄어들고 공공보건의료기관 종사자의 윤리성과 청렴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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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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