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에 치중말고 공평하게|전택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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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가적으로 중대한 위기에 봉착한 현시점에서 최규하씨와 같은 원만중후하고 공정무사하며 청렴결백한 인사가 비록 과도적 성격의 정부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지위에 취임하게 된것은 불행중에도 다행이라고 하겠다.
자칫하면 공백과 혼란이 우려되는 이때에 아무런 혼란도 없이 넘어가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비록 자신이 이미 발표한 바와같이 전대통령의 잔임기간을 채우지 않고 조속히 헌법올 개정하고 새대통령을 선임, 권한을 이양한다고하더라도 하루라도 소홀히 보낼수 없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고 특히 대개혁이 기대되는 정치의 변화과정에 있어서 최대통령에게는 중대한 사명이 맡겨져 있는줄로 안다.
특히 긴급조치9호 해제안을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했고 이에따라 최대통령도 해제를 했으니 반가운 일이다.
헌법개정의 방향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할말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반드시 나라마다 헌법이 다르다 하더라도 원리는 같은줄 알며 헌법개정위원들은 어떠한 헌법을 만들것이냐를 생각하기 전에 만고에 통하는 천리와 전국민의 양식을 반영할수 있는 길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싶다.
대통령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무엇이 국민을 위하여 필요하며 어떻게 하면 국민대다수의 행복을 찾는 길임을 알아 실천하는 책임자가 되어 독선에 흐르지 말고 중지를 모아서 결론을 얻는 책임을 잊지 말아야될줄 안다.
우리는 과거의 단기간에 많은 업적을 이뤘지만 착오도 없었다거 할수는 없다.
과거의 과오가 일시에 시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조급한 생각일지 모르나 하나하나 바른 방법으로 시정돼야 할것이다.
어떤이는 무제한한 자유주의는 혼란을 초래하는 위험이 있으니 어느정드의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하나 나는 반대다.
국민중의 극소수인 일부가 탈선한다고 국민전체를 피의자 취급을 하는 법제도는 반대다.
일부 탈선자는 전국민의 양식의 판단에 의하여 자제될 수 있다. 또 어떤이는 우리는 지금 대공투쟁을 하고 있으니 여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통제가 필요하다고 하나 국방의 책임을 맡은 군인도 국민의 일부다.
나라에 대해 불평을 가진 군인이 있다면 국민전체의 단합을 기할수없고 이렇게 되면 우리의 현존제도를 수호하기위하여 생명을 서슴지않고 바칠 결심이 생길수 있을까 염려된다.
나는 경제인이다. 경제면에서 바라고 싶은 것은 제일로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자본주의 국가를 지향하자는것이다. 따라서 경제운영의 원칙은 어디까지나 시장기구를 통하여 운영되는 경제가 되어야할줄안다.
여러차례에 걸쳐 시행된 5개년계획은 수행과정에서 정부의 관여도가 너무 높았다.
민간주도형을 무시하고는 우리경제는 어떤 한계점에 이르지않을까 염려된다. 지금 정부계획사업중에는 어떤사업이 정부의 사업인지 민간의 사업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혼란을 빚고있다.
따라서 국민에게 기회균등의 문호를 열어서 전기업인이 참가하는 경제발전을 기대한다.
사회문제가 중요한때인 만큼 우리의 소득분배제도가 공평한가하는 문제가 있다.
소득의 90%이상을 세금으로 나라에 바치고 정부는 이 재원으로 국민의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많이 사용하고 있어 민간에 공평히 분배되는듯 싶으나 더러 불요불급한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은 좀 생각해볼 일이다.
일부에 너무 치중하지말고 공평하게 서서히 발전시켜야 되지않을까한다.
우리의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중화학공업건설이 필요하지만 너무 비약적인 건설은 이것이 실효를 거두기 까지는 상당한 휴면기간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우리의 자유자본주의체제는 존중해야한다. 공산주의경제체제는 이상은 좋으나 소련이 이미 실패했고 중공도 지금 시정과정에 들어가는것 같다.
개인의 책임에 맡겨서 창의와 노력의 결과로 능률을 높여서 전체 생산을 높이는 것이 경제발전의 원칙이라고 나는 믿고있다.
아무리 사회간접자본의 건실이나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일부의 재산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우리경제의 기본원칙인 자유민주주의적 자본주의 원칙을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오면 우리 경제·정치제도의 손상이 되지않을까 염려된다.
지금 정부에서 「인플풀레」퇴치에 전력을 집중하거 있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플레」 의 제거는 통화조절만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국민의 국가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중요하다.
통화량을 수축하더라도 조령모개식의 정책변경에는 국민의 통화에 대한 신뢰도를 줄여 환물사상을 부채질하게 된다.
또 한가지는 사치생활을 선도하는 역할은 주로 불로소득자가 많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땀흘려 번 돈은 한푼도 함부로 못쓴다.
음성수입자가 없어야된다.
또 행정을 간소화하여 공무원수를 줄이고 그들의 대우를 개선하기를 부탁드리고싶다. 무역부처만 하더라도 다른 어느나라 보다도 복잡하다.
자칫 잘못하면 수출업자에게 그만큼 부담을 크게 줄수있고 부담이 커지면 대외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은 자명하다.
국민들에게도 부탁하고 싶다. 대통령은 훌륭한 인물이라야되겠지만 훌륭한 대통령은 국민이 협조하여야된다는 사실을 인식해 주어야겠다.
우리의 양심적 민도가 좋은 대통령이 나오도록 전국민이 협력하여야 되지않을까 한다. <필자=천우사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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