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S(신공업국가군)와 그 주변|본사 특별취재반, 동남아경제권 현지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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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남아 각국 중에서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의해 한국과 같이 NICS(신공업국가군)로 대접을 받은 「싱가포르」자유중국「홍콩」의 경제발전은 활기에 차 있다.
금년 들어 엄습한 제2의 「오일·쇼크」로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1차 산품가격의 안정을 기하면서 더 한층의 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공업국가군에 드는 조건은 대체로 다음 다섯 가지로 볼 수 있다.


①1인당 GNP가 1천「달러」를 넘고 ②공업기반이 어느 정도 정돈되어 중화학 및 정밀공업에로의 이항단계에 있으며 ③기술과 자본을 축적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고 ④교육수준이 높아 노동생산성이 뛰어나는데다 ⑤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나라들이다.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볼때 「아시아」지역에서는 한국·자유중국·「홍콩」·「싱가포르」등 4개국이 해당되고 있다.
이들 4개 선두주자들은 거의 비슷한 경제력을 갖고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음은 당연한 현상.
이들에게 공통된 과제는 어떻게 빨리 기술혁신을 이루어 선진국가대열에 끼어드느냐 하는 것과 그 과정에서 선진국들의 견제를 극복해 명예롭게 개도국으로부터의 「졸업장」을 받느냐 하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EDB(Economic Development Board=경제발전처)의 약관 23세인 「아시아」국장 「왕·캉·타이」씨의 말은 상당히 자신에 넘쳐 있는 듯 했다.
그와의 일문일답.

<항만·도로 완비에 전력>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금융·상업중심지로 눈부신 경제발전을 하고있는데 놀랐다. 몇 년 전에 비해 「싱가포르」라는 도시가 몰라보게 변해있어 인상적이다.
▲왕=천만에. 우리는 한국에 비해 자원도 없고 식량도 없다. 한국이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다.
우리는 「아시아」의 무역「센터」로 발돋움하기 위해 「인프러스트럭처」(Infrastructure=사회기반)를 완비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만·도로 등등…. 좁은 땅에 천연자원이 없고 보면 인적자원, 즉 두뇌를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작년에 한국에 가보았는데 한국에서 배울 것이 많다.
이 젊은 「테크너크래트」는 계속 한국을 추켜세우고 자신은 뒤로 숨으려하고 있다.
선진국이 경계하는 눈초리를 한국이 먼저 받아달라는 뜻인지….
자유중국의 종합전자회사인 성보유한공사 국내영업담당자인 황영삼씨는 대뜸 『내수시장은 좁고 심한 경쟁을 하고있어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황=그렇다. 우리의 최대 경쟁대상국은 일본이다.
=한국은 경쟁대상국으로 생각지 않는가.
▲황=경쟁상대국이긴 하지만 그다지 두렵지 않다. 예컨대 「컬러」TV만 해도 당신들은 국내시장 발판 없이 수출을 하고있는데 그것이 문제점이 아니겠는가.

<모두 컬러tv방영>
=우리가 「컬러」TV를 방영하지 않는 건 우리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황=사정이란 경제외적인 요인 때문인가.
그러고 보니 취재「팀」이 순방한 동남아국가들 가운데 「컬러」TV방영이 안 되는 곳은 한국뿐이었다.
▲황=우리는 아직 인력난에 봉착하지 않고 있고 기술개발비는 매상액(금년 매출목표는 2억5천만「달러」)의 10%를 쓰고 있다. 한국의 전자회사는 어떤가.
우리나라의 전자제품 「메이커」도 비슷하다고 대답은 했지만 자신은 없었다.
「홍콩」도 그런 면에서는 무서운 저력을 갖고 있다.
해외의 첨단상품이 들어오면 즉각 「디자인」을 자체 소화하는 것은 물론 외국기술이나 상표와 제휴하는데는 전광석화 같다는 것이다. 『「홍콩」의 섬유제품이 우리보다 앞선다는 것은 단 한가지 점으로 인해서입니다. 끝처리에 명수라는 것입니다』(주경돈「홍콩」무역관장).
「아시아」의 신공업국가들은 한국을 의식하면서 선두를 뺏기지 않으려고 모두들 힘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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