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동독 주둔 군 감축선언은 팽창정책 은폐 위한 양동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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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브레즈네프」소련공산당서기장의 동독 주둔 소련군의 일방적 감축선언은 우선 최근 「쿠바」주둔 소련전투부대와 동북아·동남아·인도양·「아프리카」등지에서의 소련군사력 팽창 등으로 경직화되어 있는 미소군사「데탕트」관계에 대한 상징적 화해「제스처」라고 볼 수 있다. 소련이 중·동부「유럽」전역에 31개 사단 37만2천 병력과 1만6천대의 「탱크」를 배치시키고 있는 상태에서 1천대의 「탱크」와 2만 병력의 철수는 서방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실질적인 것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6년 동안 지루하게 끌어온 동·서「유럽」군 감축협상에서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잡겠다는 「제스처」에 불과하다. 「브레즈네프」의 감군 선언은 또 소련의 핵위협에 대항하여 서구에 중거리 전술핵「미사일」을 배치하려는 NATO계획과 미국의 10만 기동타격대창설 등에 대한 외교적 선제공격이라 볼 수 있다.
소련이 「유럽」국경지역에 다탄두 전술핵「미사일」인 SS20 1백20기를 실전배치한데 대해 NATO는 현재의 사정거리 8백km의 단거리「미사일」「퍼싱」Ⅰ을 사정거리 2천km인「퍼싱」Ⅱ로 대체하고 지상발사「쿠르즈·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다.
또 소련은 「유럽」에서의 「미국의 상응조치」라는 조건부로 「유럽」에서의 감군을 주장함으로써 세계의 시선을 군사정세가 비교적 안정돼 있는 구주 쪽으로 돌려 60년대 말부터 꾸준히 증강해온 중동지역을 비롯한 인도양, 그리고 「아시아」지역에서의 군사력 증강을 은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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