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안주고 도산업주 도망|종업원 30명 발 묶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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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추석이 다가오자 일부 도산 업주들이 종업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채 자취를 감춰 종업원들이 귀향 길에 오르지 못하는가 하면 밥값을 내지 못해 식당의 급식이 중단되는 바람에 수십 명의 종업원들이 기숙사방에서 기진 해 쓰러지는 사태까지 빚고 있다.
【대구】대구시 효목동443의1 대영산업(대표 최영수·55·서울거주)종업원 70명은 두 달 째 월급을 못 받았을 뿐 아니라 이 회사 기숙사에 있는 30여명의 종업원이 밥값을 지불하지 못해 식당에서 급식을 중단하는 바람에 지난 2일부터 4일 상오9시까지 30여명이 한끼의 밥도 먹지 못한 채 기숙사방에 모두 기진 한 채 쓰러져 달아난 사장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종업원에 따르면 이 회사 대표 최씨가 지난달 19일 자취를 감추자 회사 간부들도 모두 달아나 버리고 여태껏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70명의 종업원 중 집이 대구인 40명은 지난1일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고향이 타지방인 30명은 이날 현재까지 밥도 먹지 못하고 4개의 기숙사방에 웅크리고 있다.「스키」복 수출봉제공장인 이 회사는 지난4월1일 이곳에 공장을 빌어 한달 평균 스키 복 9백 만원 어치를 가공하여 납품해 왔는데 이 회사 생산과장 강인천씨(34)에 따르면 8, 9월분 체불노임은 9백 만원에 달한다는 컷.
【부산】부산시 연지동 173 협성봉제(대표 김문호·33)의 경우 대표 김씨가 종업원 60명의 7월분 임금 일부를 비롯, 8∼9월분 임금 일부 1천3백 만원과 퇴직금 등 2천여 만원을 체불한 채 지난달 22일 자취를 감췄다.
이 때문에 이 회사 기숙사에 있는 서성원 양(19)등 14명은 지난달 28, 29일 식량이 떨어져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끼니를 때워 오다 천 조각 등을 팔아 4만원을 마련, 라면 등을 끓여 먹으며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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