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남기고 비긴 연-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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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스포츠」의 양대 산맥으로 화려한 전통을 이어온 79년연·고대의 정기전은 과열 승부욕으로 소줏병이 난무하는 집단편싸움을 빚음으로써 지성과 낭만, 그리고 우의룰 목표로 한 「스포츠」제전은 폭력체전으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첫날 농구장에서의 불상사에 이어 최종일 서울운동장에서 벌어진 축구경기에서도 양「팀」은 후반 들어 「파울」을 속출하는 거친 경기를 벌이다 종료l분을 남기고 연대가 3-
1로 「리드」하고 있을 때 마침내 선수와 응원단이 뒤엉기는 대규모 편싸움으로 변해 약5분동안「그라운드」와 「스탠드」는 소줏병이 비오듯하는 가운데 일부선수와 응원단은「그라운드」의 깃봉을 뽑아 무차별 난타하는 등 일대 아수라장을 이뤄 주심 맹광섭씨는 경기종료 「휘슬」조차 불지 못하고 말았다.
이 난동으로 고대의 심교봉· 박인규선수가 크게 다쳐 입원 가료중이며 날아온 소줏병에 머리가 터진 연대 가정대1년 박인희양 등 학생5∼6명이 5∼10바늘씩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이 불상사의 발단은 연대GK 오세권이「볼」을 잡고 넘어진 것을 고대FW 이상룡이 걷어참으로써 비롯됐다.
특히 이날 본부석에는 연대 이자주 총장부부, 고대 김상협 총장부부 등 수많은 양교 교수 및 동문들이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난투극이어서 정기전 의의가 무엇인지 개탄을 금치 못하게 하고있다.
또 많은 TV시청자와 양교 동문 및 「팬」들도 『부끄러움을 금할 길 없는 추태』라면서 『차라리 양교가 격투기를 하든지 정기전을 폐지해야 할 것』이라는 극언을 하기까지 했다.
연대 강필승 체육부장은『앞으로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스카웃」을 비롯, 제도적 개선이 있어야겠다. 우선 내년부터 전 종목을 같은 시간에 벌여 응원단 등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채택했으면 한다』며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고대 김상겸 체육위원은『지도자는 물론 선수·응원단 모두가 같이 반성하고있다. 내년부터 육상·배구 등 신체접촉이 없는 경기를 정기전 종목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해 봤으면 한다』고 종목의 교체를 강조했다.
◇최종일전적(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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