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가민가한 정력에 관한 속설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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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2차 성징처럼 그의 ‘힘’을 드러내는 확실한 사인이 있다면 적어도 당신이 베갯머리에서 한숨 쉬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은 말 것. 여기 그간 긴가민가하던 정력에 관한 속설들이 상당한 신빙성(?)이 있음을 입증하는 의학계의 보고가 준비되어 있다.

영화 <가타카>를 감명 깊게 본 에디터는 특히 그 미래 사회의 탁월한 신랑 감별법에 감탄을 금치 못한 바 있다. 그의 타액이나 머리카락만으로 유전자의 우수성을 판별할 수 있다면, 섹스 스킬이나 정력을 감별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은 아닐 터. 그러나 아직도 인간이 우매하여 기술의 발달은 기약이 없으니 오로지 속설에 근거하여 그의 ‘힘’을 확인할 수밖에 없음이 서글플 따름이다. 하지만 속설은 속설일 뿐이라며 흘려 넘길 일만은 아닐 듯. 남성 호르몬의 오묘한 메커니즘에 의해 의외로 근거를 뒷받침하는 의학계의 보고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잊지 말 것은 무엇보다 가장 정확한 것은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라는 사실.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

먼저 알아둘 것은 대머리와 무모증은 전혀 다르다고. 분명 대머리 중에도 가슴털이나 멋진 수염을 가져 매력을 자아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안드로겐’이라 불리는 남성 호르몬은 머리털과 성모(性毛)에는 상반된 작용을 하는데,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오봉렬 교수가 미국 『UROLOGY』지에 게재한 바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과 남성형 탈모증은 강력한 남성 호르몬 때문에 발생하며 임상실험 결과 이 두 증상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 남성 호르몬이 강하게 작용하면 성모가 발달하는 대신 머리털 성장은 억제돼 탈모가 되고, 남성 호르몬이 강하다는 것은 성욕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니 어느 정도는 실제 대머리 정력가도 상당수 된다는 뜻이다.

코가크면 성기가 크다

관상학적으로 성기의 크기와 연관성이 있는 것은 코의 길이가 아닌 폭이다. 일반적인 매부리코가 ‘큰 물건’을 가질 확률이 높고, 코끝은 작고 콧방울이 퍼진 미남형 코는 오히려 정력이 약할 수 있다. 콧방울이 눈과 눈 사이보다 넓고 긴 코는 사이즈에 상관없이 기술이 뛰어나다니 그 또한 매력적.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특정 신체 사이즈와 성기의 관계가 입증된 바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뚱뚱한 남성치고 ‘큰 물건’의 소유자는 없다는 사실이다. 체중 7kg당 음경이 1cm의 비율로 안으로 묻히기 때문에 그만큼 사이즈는 작게 느껴지게 된다.

오줌발이 센 남성이 정력이 세다

배뇨와 사정은 모두 자율신경계의 통제를 받는다. 즉 배뇨가 원활하게 잘되는 남성은 발기력도 좋다고 볼 수 있으며, 소변을 잘 참는 것은 사정을 참아 섹스 시간이 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반드시 약해진 오줌발이 정력의 약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노화현상으로 신경 기능이 저하되면 배뇨뿐 아니라 발기력도 저하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20대 남성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먼 일. 오히려 배뇨력의 약화는 전립선 질환, 요도 종양, 방광암 등의 질병에 의해서 생겨날 수 있으니 만약 그가 유난히 화장실을 빨리 다녀온다면 건강검진을 권해볼 일.

포경수술 안한사람이 정력이 세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포경수술을 한 남성은 20% 미만이며 이 중 이슬람교도와 유대교도들을 제외하면 5% 미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본래 이슬람교와 유대교 문화권에서 종교 의식으로 행해지던 포경수술은 19세기 말에 이르러 영국과 미국에서 유행했고,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도 전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본래 19세기 말 포경수술이 행해진 것은 자위 행위를 줄이고 정력을 감퇴시키며 섹스 횟수를 줄이고자 하는 ‘빅토리아적’ 동기 때문. 아직 학계에서는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포경수술과 정력의 연관성을 밝히기는 꺼려하나 무언가 께름칙할 수밖에 없다.

작은 고추가 맵다

사상체질에 의하면 작은 체구에 상하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외모가 특징인 소음인 중에 정력가가 많다. 꼼꼼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음인은 신장이 튼튼해 정력이 강한 편이고, 분위기나 섬세한 터치를 중요시해 섹스에서는 오히려 체력으로 밀어붙이는 태음인보다 테크닉이 뛰어난 편. 단, 체구가 작다고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니다. 작은 체구에 하체보다 상체가 발달된 소양인은 급하고 직선적인 성격 탓에 보기보다 정력이 약하니 작지만 맵지 않은 꽈리고추인 셈.

기획 : 김진경(슈어) | patzzi 노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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