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조깅」하다 쓰러져|10km 경기 중 6·2km 지점 가파른 언덕서 기권 물 가져오라, 소리쳐도 아무도 안 거들떠봐|목격의사 '너무 창백해 '심장마비 우려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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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의 각 신문과 「텔레비전」들은 「카터」대통령이 15일 10km 달리기경기에 참가했다가 쓰러져 도중 하차한 사건을 모두「톱·뉴스」로 대서특필하고 있다.
「케네디」의원의 대통령후보 출마설과 달리기 유해론이 나도는 가운데 발생한 이 사고는 그 때문에 더욱 미국인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다음은 이날 「카터」대통령의 바로 옆에서 함께 뛰었던「워싱턴·포스트」지의 「콜먼·매카디」기자가 쓴 『갑자기 비틀거린 「카터」』라는 제목의 목격기다.
3「마일」(4.8km)쯤 지나 가파른 언덕길을 뛰고 있을 무렵 내 바로 옆에서 뛰던 「카터」 대통령이 계속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쳐다보니 그는 갑자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입은 크게 열려있는 채였다. 눈동자는 이미 초점을 잃고 있었다.
그가 막 쓰러지려는 순간 함께 뛰던 비밀경호원 2명이 달려와 그의 팔을 잡고 부축해 주었다.
「카터」대통령은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계속 뛰겠다』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다리가 축 처지고 몹시 헐떡거리는 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른 주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카터」에 소리를 지르며 지나갔다.
『계속 뛰시오. 「지미」」『다음 번 대회를 준비하시오」 나는 비밀경호원들에게 『물을 가져오라』고 소리쳤으나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아마도 물을 준비하지 않았거나 물을 주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땀이 흠뻑 젖은 잿빛「셔츠」를 입은 「카터」는 「골프·카트」에 태워졌다.
「카터」가 맥없이 손수레차에 앉아있는 동안 나는 깜짝 놀랐다.
내가 보기에는 「카터」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였던 것이다.
「카터」가 햇볕 때문에 괴로움을 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날은 서늘한 가을날씨였고 그 동안 뛰어온「코스」는 우거진 숲 속길이어서 햇볕은 거의 받지 않았던 것이다.
「카터」는 처음부터 무리하게 뛴 것도 아니다.
이 날 「카터」는 l「마일」을 평균 8분45초의 속도로 뛰었는데 그 동안 백악관은「카터」의 보통속도가 1「마일」에 7분30초라고 발표해왔다. 얼마 후「앰불런스」가 도착했으나 머리에 노란 띠를 맨 「카터」는 다른 승용차에 실려졌다.
「카터」가 쓰러지는 순간 옆에서 이를 목격한 「워성턴」의 한 민간인의사인「지늘러」·박사는 『대통령은 너무나 창백해 보였다』고 말하고 『그가 너무 지쳐 있었고 얼굴이 잿빚으로 변해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가 심장마비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자들은 뛰는 동안 서로 말을 주고 받았으나 「카터」는 이날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앉았다.
주자들 틈에서 「카터」를 구별할 수 있는 길은 그의 까만 양말뿐이었는데 보통 주자들은 까만 양말을 신지 않았다.
「카터」는 이날 경기를 위해 오랫동안 연습을 해왔다.
뛰는동안 「카터」의 어깨는 무거워 보였으나 그의 손은 가슴에까지 올라왔다.
이날 경기에 참가한 9백명 중 대부분이 완주를 했는데 이중엔 11세 소년과 7O대중반의 노인도 끼어있었다.
「스포츠」애호가들은 이번 「카터」 의 불상사로 일반대중들에게 『달리기는 건강에 해롭다』는 인상을 줄까봐 걱정하고 있다.
한편 주치의「루카시」박사는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므로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마이크·콜」백악관대변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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