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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존립, 사회공헌 평판에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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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일 서울 시내 호텔에서 이승한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회장(왼쪽)과 올리버 윌리엄스 노트르담대 교수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UNGC 한국협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7개국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 이행 방향을 제시하는 행사가 열렸다. 유엔 산하기구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가 3~4일 경희대에서 진행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대학생 콘퍼런스(Y-CSR Conference)’에는 1000여 명의 대학생·대학원생들이 모여 직접 CSR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토론을 벌였다. 2일 서울 시내 호텔에서 이승한 UNGC 한국협회 회장(홈플러스 회장)과 연설자로 나선 올리버 윌리엄스 노트르담대 교수를 만나 CSR의 중요성을 짚어봤다.

 - 젊은이들이 CSR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이 회장=젊은 세대가 곧 미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콘퍼런스 참여자들은 아이디어 착안부터 사회공헌 제안서를 완성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결정하고 원하는 방식대로 준비했다. 협회는 자원을 지원하고 동기부여를 했을 뿐이다. 기성세대가 만들어주는 환경이 아니라 젊은이들 스스로 CSR의 새로운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 이번 콘퍼런스의 핵심이다.

 ▶윌리엄스 교수=기업은 곧 이 시대의 권력기관이다. 때문에 여러 사회 문제를 풀 해답도 기업이 내놓을 수 있다. UNGC도 기업을 이 해결과정에 끌어들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만이 아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젊은이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좋은 기업의 사례를 찾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번 콘퍼런스는 바로 젊은이들에게 기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다.

 - 글로벌 금융위기 등 오늘날의 기업환경 자체가 CSR 이행에 큰 도전 아닌가.

 ▶이=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도전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빈부격차와 빈곤 등이다. 이로 인해 기업 생태계가 달라졌다. 이윤 창출뿐 아니라 평판이 기업의 존립을 좌우하는 시대다. 사실 사회 공헌 정도가 기업 평가에 반영되는 것이 공평한 것 아닌가. 기업이 공급자로서 힘을 독점하고 있던 불공평한 구도에서 이제 소비자와 고객이 힘을 나눠갖게 된 것이다.

 ▶윌리엄스=매년 세계경제포럼의 기업 신뢰도 평가가 점점 하락세다. ‘어떻게 하면 믿음을 얻을까’가 근본적인 질문이 돼야 하는 상황이다. 자녀가 어머니를 신뢰하는 이유는, 나의 건강과 이익을 보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고용 창출 등을 통해 자신의 이익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해야 신뢰받을 수 있다.

 - 기업이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균형개발은 .

 ▶이=환경과 사회 문제 해결에 경제적인 부분은 항상 결합돼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CSR의 C를 ‘의식 있는(Conscious)’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기존 사회공헌은 거액의 성금만 내면 그만이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이를 넘어 진정성·투명성·확장성·연계성 등의 의식을 갖췄을 때 비로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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