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르노」앞장선 「그레이스」왕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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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나코」의 「그레이스」왕비가 외설문학과 영화를 반대하는 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정숙한 왕비로 서구인들의 존경을 받고있는 그녀가 반「포르노」를 선언한 것은 얼마전 시집간 왕녀 「카롤린」양이 외설사진의 희생자가 되었다고 단정했기 때문이다.
세계의 모든 나체주의자들이 「모나코」주변에 몰려들어 인간이 지켜야할 미풍양속에 먹칠하고 있는 것도 왕비를 격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프랑스」 실업가 「필립·쥐노」와 신혼생활을 보내고있는 「카롤린」은 10대소녀신부답게 「파리」의 사교계에 반나의 차림으로 나타나 「디스코」춤을 요란하게 추는가 하면 「니스」와 「칸」의 남편「요트」에서도 옷을 거의 던져버리고 발랄한 젊음을 과시, 큰 화제가 되었다.
어머니인 「그레이스」 왕비는 「카롤린」을 불러 『왕녀다운 품위를 지켜야한다』고 꾸짖었지만 딸은 『어머니는 세대가 달라요, 우리 젊은 세대는 우리나름대로의 자유가 있고 이를 누릴 권리가 있어요』라고 마이동풍이 아니라 오히려 항변했다는 것이다.
「그레이스」왕비는 서구의 타락풍조를 개탄하면서 딸의 못마땅한 처신이「포르느」 영화와 문학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단정했다. 그녀는「섹스·숍」이라 불리는「포르노」물 가게에 직접 들어가 주인에게 야단을 쳤을뿐만 아니라 열심히 사진을 보고있는 고객들에게 『당신들이 사람이냐. 짐승과 같다』고 호통, 혼비백산하게 했다. 왕비의 반「포르노」투쟁은 대중운동으로 확대됐다.
「그례이스」왕비는 가장 효과적인 대중운동방법은 TV에 나가 설득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모나코」왕궁에서 두문불출, 정숙한아내되기를 선택한 그녀가 TV출연을 자청하기까지는 용단이 필요했다.
『이른바 인간을 동물화하는 「포르노」예술이 소년소녀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졸도할뻔했어요. 어른들이 이같은 류의 외설을 좋아하는 것은 타락적 근성이지만 비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성인은 그만한 자유를 지닐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외설물들은 청소년들을 악으로 몰아넣을 위험이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손에서 제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몽테카를로」 TV에 나와 이렇게 호소한 그녀는 「섹스·숍」에서의 난동(외설물 상인들의 표현)에 대해서도 『추잡한 책과 영화의 광고가 나붙은 가게앞을 지나다가 불쑥 격분과 반항심이 일어나 「포르노」의 악영향을 주인에게 말했던 것입니다』고 해명했다.
그녀는 『「포르노」물은 젊은 세대의 건전한 정신을 혼란시키는 공해일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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