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제작·게양·관리에 고칠점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민족과 대한민국정부를 대내외적으로 대표, 상징하는 태극기의 제작보급과 게양법·품질관리등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급한 시정이 요망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15년동안 국기문제에 전념, 사재를 들여가면서 갖가지 조사와 함께 국기게양 현장을 누비며 문제점을 살펴온 한 시민에의해 밝혀졌다.
□…서울개봉동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진무상씨(41)의 조사에 따르면 국기의 제작판매및 유통과정과 품질관리의 소홀로 정부기관의 구매에만도 연간 10억원 이상의 국고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기게양대설치 예규」와 같은 법규가 아직까지 제정되지 않는등의 법령미비와 계몽부족으로 국기의 존엄성을 그르치는 예가 많다는것.
□…서울 세종로 한복판에 있는 정부기관청사중의 하나는 국기게양대가 3개있어 태극기를 가운데에 게양하는것이 원칙인데도 왼쪽 깃대에 다는등 국가기관의 국기게양에서조차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기의 제작및 판매과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품의 표준화된 규격이 없는채 일반의 임의제작이기 때문에 천의 질이나 색도등이 엉망인 조잡한 것들이 많다. 아직까지 태극기가 공업진흥청 품질관리 품질표준품목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 사실은 국기의 존엄성에 비추어 당장 시정돼야할 문제라는것.
주로 상패점이나 노변행상들에의해 판매되는 태극기는 현재 「와이셔츠」천인 「테트론」을 사용한 것들로 원가6백원정도인 가로1미터35센티미터, 높이90센티미터의 크기가 2천2백원∼4천5백원씩이다.
□…이같은 문제점의 개선책으로는 문교부고시로 돼있는 「국기제작법」을 보완, 국기게양법과 같은 대통령고시로 개정하고 현재의 수공업적인 국기제작사들을 정비해서 향상된 품질의 천을 완전 기계생산하는 현대식 대공장생산으로 원가를 절감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씨는 주장한다.
또 국기제작은 특별품목으로 지정해 공진청등의 엄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국기판매과정은 아주 비정상적인 강권이나 동정, 행상들의 구걸판매등이 주축을 이루고있어 국기의 존엄성에 좋지못한 인식을 심어줄 우려마저 없지않다는 것이다.
□…이밖에 가정이나 건물에 게양대를 세우는 시설 설치법규도 시급히 제정돼야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의 가정용 국기게양대들은 처음 보급될 때는 1미터50센티미터였으나 점점 높이가 줄어 최근에는 l미터10센티미터밖에 안되는 것등이 많아 가정용으로 널리 보급된 1미터35센티미터의 태극기를 게양하기에는 부적합할뿐 아니라 「아파트」「베란다」난간등에 이들 게양대를 세우면 국기가 밀려 겹치고 만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게양대 설치기준을 제정, 국기게양법에 명시하고 설치장소를 규정하는 법령외 제정이 요망된다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