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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앤도·라이도 시스팀|<승용차->지하철 이종이용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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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동차의 「메가」인 미국 「디트로이트」시의 「포도」박물관에는 각종 형태의 자동차등 미국 자동차 문명의 실체가 수집, 진열돼 있다. 그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이 l908년에 선보인 「포드」T형 자동차다.

<마치 "자동차를 탄 유목민">
「컨베이어·시스팀」에 의해 처음으로 대량생산된 T형 자동차는 단일 기종으로는 연간 생산 1만대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후 7O년. 미국의 등록된 개인 소유 자동차는 1억3천8백만대로 2사람에 1대 꼴이 약간 넘는다. 이 숫자는 전세계 자동차댓수의 40.5%.
「디트로이트」시의 「로지포드」고속도로를 달리는 하루 평균 교통량은 12만대. 이는 미국 전역의 평균치와 맞먹어 1초에 1.4대의 자동차가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교통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상오 7시부터 하오8시사이로 전체교통량의 83.7%를 차지한다.
자동차 대열의 대부분이 통근차임을 말해준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자동차의 대열을 보면 「자동차를 탄 유목민」을 연상케된다. 이들 현대판 유목민들의 대열은 기존의 도시질서를 바꿔가며 또 새로운 도시를 형성해간다. 직장과 주택과의 거리를 확대시킴으로써 「다운타운」을 벗어난 근교에는 새로운 주택가가 형성된다.

<도시 밖에 대규모 주거시설>
이에따라 주택가와 도심지의 중간지대는 쓸모없는 땅으로 황폐하게 된다. 도시건축의 세계적인 권위 「뷰캐넌」은 이러한 현상을 「스프롤」화(불균형확산)라 부르고 미국의 도시형성과정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스프를」화의 전형인 「로스앤젤레스」지역엔 대중교통「시스팀」이 거의 없고 광활한 지역에 여러개의 위성도시가 형성돼 있다.
여러 위성도시에서 홀러들어오는 대량의 자동차를 흡수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시는 도심지역의 32%를 주차지대로 설정한지가 이미 오래다.
이와달리 「뉴욕」의 도시건축법에는 주차장 시설의 의무화 규정이 없다.
「뉴욕」의 도심부에는 2만7천대분의 주차장 시설과 1만5천대분의 도로변 주차 능력밖에 없다.
그런데도 60년대초 「뉴욕」시 도시계획위원회는 1만대분의 주차장 증설계획안을 냈으나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다운타운」 중심부에 있는 최상의 공간을 자동차 저장소로 메울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뉴욕」시내로 들어오는 자동차는 하루 평균 75만대, 주차장 부족으로 발생되는 위반차량 건수는 6천대에 이른다.
16개의 고층 「빌딩」집합체인 「록펠러·센터」에는 4만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지만 주차장 시설은 8백대분에 불과하다. 「체이스· 맨해턴」은행의 60층건물에는 2만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주차시설은 전혀 없다.

<통제체제 완벽…혼잡 막아>
이때문에 「뉴욕」지역엔 도심지의 주차시설보다는 도시외곽에서 자동차를 대규모로 수용할 수 있는 주차시설이 눈에 띄게 발전돼 있다. 지하철 또는 철도역 부근등 대중교통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장소에 대규모 주차장 시설을 갖춰 집에서 지하철역까지는 자동차를 이용한뒤 주차시키고 도심지의 직장까지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게 유도했다. 미국동부지역 대도시의 전형적인 교통이용법인 「파크·앤드·라이드」(승용차·지하철의 이동이용제)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맨해턴」도심지에 직장을 가진 통근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지하철이고 이는 전체교통수단의 79%를 차지한다. 여기에 비해 자가용승용차를 이용하는 비율은 2.2%에 지나지않는다.
미국 건축의 원칙에 따르면 1인의 업무용 소요면적은 40평방미터(약3평), 자동차 1대당 주차소요면적은 40평방미터여야 한다. 1인 평균 50평방미터의 면적이 필요하다면 업무활동 「코스트」는 지극히 높아질 수밖에 없고 「뉴욕」같은 도시의 경우 그 경제성은 실현 불가능하다.
「미시간」호반의 미국 제2의 도시 「시카고」의 교통체제는 서부의 「로스앤젤래스」와 동부의 「뉴욕」을 적절하게 혼합한 가장 합리적인 것.

<매리너·빌딩엔 9백대 주거>
동서를 관통하는 대규모의 고속도로, 「러시아워」전용의 특급열차 운행, 상하로 통행이 구분되어 있는 도로망,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시내일원의 유기적인 교통관리, 고속도로에서 흘러들어오는 자동차의 혼잡을 피할 수 있게 만든 일원화된 「모터·컨트롤·시스팀」등은 대도시교통통제의 「모델」이 될만하다.
「스프롤」현상에 따른 「프리웨이」(고속도로)의 건설과 도심지 내부의 교통난해소를 위한 「파크·앤드·라이드」형식, 두방법을 적절하게 혼합운영함으로써 교통의 원활을 기하고 있는 셈이다.
「시카고」에는 대도시교통의 문제점을 고려하여 세워진 전형적인 「교통건축」으로 「매리너·빌딩」이 있다.
2백미터의 높이를 자랑하는 이「빌딩」은 마치「도시속의 또하나의 도시」다. 65층건물에 9백가구가 살고 1층에서 17층까지는 9백대분의 주차장이 있다. 호수와 연결된 지하에는 「모터·보트」가 드나들 수 있고 이밖에 사무실·「볼링」장·수영장·「스케이트」장·은행·방송국·극장등이 있다.
70년대에 들어와 두차례의 격심한 석유파동을 겪은 미국은 대체「에너지」와 대체교통수단에 각별한 연구를 기울였지만 그 성과가 대중화 단계에 이른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매리너·빌딩」은 「오일·쇼크」를 극복할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다시 한번 각광을 받고 있다.
「시카고」는 「뉴욕」의 「파크· 앤드·라이드」「시스팀」과 「로스앤젤레스」의 주거공간확보제등을 적절히 혼용, 합리적으로 교통란을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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