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조입등 「이직만능주의」는 혼란만|오토·리스나디 <인니·사회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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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식민상태에서 해방된지 3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전전 피지배국들은 사회적 경제적 조건에서 뒤떨어져있다. 이러한 신흥 독립국들은 경제개발의 속도에 있어 기대했던 것만큼 「발전」하지 못했으며 더우기 침체상태에 머물러있는 나라들도 있다. 뒤늦게나마 이들 나라는 정치적독립이 곧 경제적 번영이나 대외의존도의 축소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경제개발을 촉진하기위해 기술원조나 차관을 빌어오기도 했고 사회주의·자본주의 또는 혼합경제체제틀 동시에 시험해 보기도했다.
한편 개발국가의 많은 지도자들도 「기술혁신」만이 국력증대와 번영의 지름길이라고 믿고 이에따른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현대의 서구기술사회를 이뤄내기까지의 길고도 오랜 과학·경제및 정치적 변혁은 제3세계 국가들에는 거치지 않아도 될 것처럼 여기기도 했다. 역사가 제발로 뛰어줄 것만 믿은 셈이다. 이같은 생각 때문에 현대산업국가의 발전된 기술은 곧장 개발국가에 이직되리라는 낙관주의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었다. 후진 개발 국가에는 재빠른변혁을 지탱할 인력도, 시장도, 그리고 행정자원도 없었던 때문이다. 경제개발의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가지 어러움은 오히려 더 큰 정치적·심리적 혼란을 가져올 뿐이었다.
미·소를 비롯한 서구세계 기술개발의 성공「모델」또는 일본과 중국의 그것은 「독립」 과 「국가자립」 이라는 후진 개발국의 정치「이데올로기」와 양립될 수는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 현대기술사회의 혜택을 누리기 위한 「근대화」의 노력을 하면서 또한편으로 그들나라는 그들의 「문화적자존」 을 지켜나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는 탓이다.
이것이 아직도 제3세계국가가 처하고 있는 「딜레머」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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