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탄광촌|석유파동으로 수요는 늘었지만…휴 폐업 오히려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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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탄광촌이 신음하고 있다. 유류 절약으로 연탄소비량의 격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활기를 되찾아야 할 탄전지대에 영세 탄주들의 휴·폐업과 조업단축이 오히려 늘고 있다. 그래서 석탄의 증산은 커녕 올해1천8백20만t의 생산목표량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광산주들은 염려하고 있다. 전국 탄 생산의 74%를 차지하는 강원도내 67개 탄광 업주들에 따르면 지난4월16일 탄값이 29·16%인상됐으나 광부노임이30%, 수송비·주요자재 값 등이 올라 그 동안 적자 채탄을 해 온 광산이 많았다. 여기에다 「7·10인상」조치로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 탄광적자폭이 실부 탄광의 경우 t당 2천∼5천 원 선에 이르러 두 손을 들게 됐다고 했다. 덕대(덕대=남의 광산 일부를 채탄하는 사람)·하청 등 영세탄 광들은 「7·10인상」이후 광지·장성·도계·고한 지구에서만 40여 개 중 1개소가 휴광했고 대부분이 생산감소 등 정상운영을 못하고 있다. 탄광주들은 「7·10인상」 「쇼크」로 73년11월 유류 파동이후 정부가 6년 동안 다져 온 석탄증산 체계에 구멍이 나고 말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광산노조도 물가고가 노임 인상 선을 웃돌아 또 다시 생계비 미달로 시달리게 됐다며 45%(현 월 평균18만원)의 노임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강원도 삼척·정선·영월·?주 등지 67개 탄광 4만 광부들이 올해 캘 석탄은 전국생산계획량 1천8백20만t의 74%인 1천3백8만t.
「7·10인상」조치로 원가부담이 전력비가 t당 2백50∼3백원, 갱목· 화약 등 주요 자재대가 1t생산에 1천 원 이상 늘어 적자 선을 넘어섰다고 했다.
강원 탄광기획부장 윤문씨(40)는 『채탄의 적자폭이 t당 3천 원 이상으로 커져 진퇴양난』이라고 했다.
여기에다 광부인력 난까지 겹쳐 탄광마다 정상 채탄을 하지 못해 생산목표 달성이 어렵게됐다.
삼척군 장생읍 동점2리 강원탄광의 경우 이러한 실정 때문에 올 생산 계획 75만t중 8%가량 목표 미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도내 40개 덕대·하청은 석공 도원 광업소 사외도급의 경우 월6천t까지 생산했으나 4천t선으로 떨어졌으며 이밖에 30여 개소 규모 덕대·하청 탄광들은 조업 단축을 하고 있다. 자금난으로 시설 투자를 못 하는 것도 큰 문제다.
다행스럽게도 산지의 원탄 판로가「7·10」인상 조치이후 연탄가수요 영향 등으로 호전기미를 보이고 있다.
탄광들은 「4· 10」탄값 인상 3개월이 되도록 제값을 받지 못한 채 그나마 외상판매를 했으나 가지·고한·도계 등지의 경우 양질 탄의 현금거래와 매탄 계약이 하나 둘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태백탄전의 역두·산원 저탄량은 현재 20여만t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개광 이래 저 탄장 바닥에 깔린 것을 뺀 적재 가능한 탄은 15만여t 밖에 안돼 하루 8백여량(3만5천여 t )의 회차 수송으로는 4일분에 불과하다..
탄주들은 정부가 탄값을 재조정해 주든지, 아니면 「4·16」탄 값 인상 전까지 t당 1천5백원씩 지원해준 석탄생산보조금을 다시 부활해 줄 것을 건의하고있다.
탄광들은 빠른 시일 안에 이러한 대책이 없을 경우 가뜩이나 힘겨운 적자 운영 난이 가중돼 기구를 축소해 채탄량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삼척=탁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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