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타임을 늦추겠다.”
4년 만에 당선돼 돌아온 이정백(64·무소속·사진) 상주시장은 “앞만 보고 저돌적으로 달려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더라”며 더 낮은 자세를 다짐했다. 그는 초선 때의 시정 방식을 뼈저리게 반성했다. 일 추진은 독불장군이었고 테크닉은 부족했다. 일에만 매달려 작은 것의 소중함도 몰랐다. 선거에 떨어진 뒤 혼자가 돼 고향에 박혀 오이 농사를 지었다. 지금 그가 생각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화합이자 열린 시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인수위 사무실에서 했다.
-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화합을 아우르는 게 우선이다. 당장 무슨 일을 추진하기 보다 2015년을 준비하겠다. 1100여 공직자도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일감 창출 소득 증대’를 내세웠다.
“우선 도 농업기술원을 유치하겠다. 여건상 우리가 0순위다. 청리공단에 부도난 웅진폴리실리콘을 대체할 기업도 찾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 특성에 맞는 기업을 유치하는 게 원칙이다. 육가공·김치·오이절임·된장 공장 등을 유치하면 농산물을 계약재배하고 체험관광까지 연결할 수 있다. 농한기 없는 상주를 만들 수 있다. 풀무원·제일제당 등이 첨단기업보다 낫다.”
- 공검면에 들어서는 130만㎡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이 바람직한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게 큰 주행시험장이 들어서면 공해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일부에서 우려한다. 성과 위주로 유치한 건 아닌지 검토하겠다. 기업 유치는 10∼20년을 내다봐야 한다. 주민 뜻도 들어야 하고. 그게 열린 시정이다. 아직 토지 보상이 안된 만큼 직접 과정을 챙기겠다.”
- 상주를 연고지로 하는 상무 축구단을 반납하고 운영비를 농업 지원으로 전환할 생각인가.
“상무가 있으면 유소년 축구 발전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프로축구가 지역 정서에 맞지는 않다. 문제는 상무 축구단을 유치할 때 공청회도 거치지 않은 점이다. 3년 정도 해봤으니 시민들 생각이 있을 것이다. 반납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구단과 시민 이야기를 들은 뒤 결정하겠다. 시장의 의지로 밀어부치지는 않겠다.”
이 시장은 1994년 상주축협 조합장을 시작으로 조합장 3선, 도의원 3선, 상주시장 재선 등 20년 동안 선거에서 8차례 이겼다. 좌우명은 자신감과 정직·열정이다.
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