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새마을지도자와 환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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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대통령은 8일 월례경제동향보고회가 끝난 뒤 경제기획원장관실에서 회의에 배석한 관계
장관, 여당권간부 및 새마을 지도자들과 곰탕으로 오찬을 함께 들면서 농축산물 가격등 영농문제
전반에 걸쳐 1시간여 환담했다.
박대통령은 오찬후 새마을지도자들에게 숙원사업을 묻고 새마을성금으로 이들을 지원토록하고
이진호 아산, 원종서 고성군수에게 모내기 현황을 물었다.
다음은 환담내용.
▲박대통령=(원군수에게)소값이 떨어졌다는데 요즘 얼마나 합니까.
「원군수=68만원정도이며 요즘은 보합세입니다.
▲박대통령=쇠고기는 안먹을 수 없지만 송아지를 보면 쇠고기를 못먹겠더군요. 짐승도 이 세상
에 태어났다가 살만큼은 살고 가야지…. 어린 송아지를 잡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희일농수산장관=송아지의 경우 3년생 이하를 잡으려면 허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소값
하락을 방지하기위해 현재 하루에 1천마리씩 방출하던 수입쇠고기를 4백마리로 줄일 예정입니다.
▲조경문고성농협조합장=모두들 힘을 합해 소·돼지를 키우고 있는데 쇠고기가 수입되는 탓인
지 소·돼지값이 떨어져 주민들이 의욕을 잃고 있는게 저희 조합원들의 고충입니다.
▲박대통령=소값이 계속 떨어질때는 농민들도 좀 참고 소를 붙들고 있어야 할것입니다. 값을
조절하자면 비축능력이 앞서야 합니다. 비축에 있어서는 꼭 고기로만 비축한다는 생각만 말고 소
값이 떨어질 때 소를 사서 먹이면서 비축하여 값이 오르면 출하토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합니
다.
▲구현춘내무장관=농민이 돈이 필요해서 소를 팔 때 값이 너무 떨어지면 소를 담보로 저리 융
자해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박대통령=단위농협들도 중앙에만 의지하지 말고 고성농협처럼 자립조합이 돼야합니다.
상호금융등으로 꾸준히 자립하고 중앙은 다만 이차보전만 해주도록 제도화하고 그렇게되면 많
은 다른 조합들이 분발해서 자립조합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신동식공화당사무총장=금년봄까지는 농촌이 소값 하락등으로 조금 어수선했지만 요즘은 다시
안정되고 있습니다.
▲박대통령=정부로서는현제 국가재정형편에 여력이 있는한 힘껏 농촌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자화자찬은 아니지만 지금 정부처럼 농촌을 배려하는 정권은 없었지요. 병충해나 수해가 나면
집도 지어주고 보상을 해주며 피해농가 학생들 학비까지도 면제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정부는 앞으로도 더 잘해주려고 노력하겠지만 국가재정형편도 생각해서 농민들도 이해를
해야지 더 해달라고 떼만 쓸것이 아닙니다.
▲조조합장=농민들이 재배한 맥주맥을 전량 수매토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박대통령=맥주공장들이 가능한한 많이 수매토록 권장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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